첫 시험을 끝낸 중1 딸은 집에 오자마자 가방을 내려놓고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이는 시험에서 딱 한 개 틀렸대.”
“그래? 엄청 잘 봤네. OO이 진짜 열심히 했구나”
“근데 엄마~.
○○이 엄마가 그러셨대.
‘한 개 틀리면 서울대 못 간다’고.
그래서 ○○이 한테 더 열심히 공부하라 했대.”
○○이가… 엄마가 너무한 것 같다고
나한테 하소연하더라.”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랬구나. ○○이 속상했겠네.
그래서 뭐라고 위로해 줬어?”
딸은 잠깐 웃더니 말한다.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긴데 말이야…”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한다.
“○○아, 그럼 두 개 틀려서 서울대 가면 되지.
그랬지 모~
그랬더니 ○○이가 엄청 웃었어."
나도 그 장면이 그려져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 딸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근데 엄마.”
“응?”
“○○이가 한 개 틀려서 서울대 못 가면
난 뭐가 돼?”
“왜?”
"난 ○○이 보다 많이 틀렸잖아.
난 수학 빼고는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생각했는데 엄마,
난 힘 조절 실패해서 서울대 가야지.”
그 말이 어찌나 당당하던지,
웃음이 나면서도 이 아이 멘탈이 기특하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래. 네가 말한 것처럼.
시험 점수가 우리 딸의 전부는 결코 아닌 거 알지?
어느 누구도 우리 딸을 점수로 평가할 수 없어.
이 세상 유일무이한 사람이니깐.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우리 딸은 뭐든지 할 수 있어.
네가 갖고 있는 멘탈이면 충분해.
너의 멘탈은 이미 하버드야.”
요즘 나는 확신한다.
성적은 시험장에서 만들어지지만,
아이의 멘탈은 매일 생활하는 가정에서 자란다는 걸.
오늘 집에서 오고 간 이 대화가
우리 아이의 인생 어딘가에서
힘이 되어 꺼내질 문장이 되기를 조용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