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님은 본인 아들도 모르게
조용히 나를 부르셨다.
그리고는 큰돈을 내 손에 쥐여주셨다.
“이건 우리 아들에게 주지도 말고, 알려주지도 마렴.
네가 갖고 있다가 필요할 때 편하게 써.”
“돈이 있어야 마음이 든든한 거야.”
"아버님 돌아가시고 형제들 다 나눠줬잖니.
이건 엄마가 조용히 갖고 있던 거란다.
엄마가 쓸 때가 어딨니?
우리 착한 며느리 편하게 쓰렴."
본인 아들도 모르게 며느리인 나를 먼저 챙기셨다.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며 집안식구들 모두가 마음을 모았다.
시댁 식구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물심양면으로
남편의 회복을 돕고 있다.
겉으로는 말이 없지만 그 도움 덕분에
조금씩, 정말 조금씩 상황은 회복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이 마음을 가볍게 받을 수 없었다.
고맙고, 감사했지만 쉽게 손을 내밀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오늘, 그 큰돈을 다시 어머님께 돌려드렸다.
말없이 내밀었는데~
어머님은 돈은 보지도 않으시고,
나를 보시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꼬옥 안아주셨다.
그리고 조용히 말씀하셨다.
“열 배 만들어서 다시 집도 사고 편하게 살아.”
“공부만 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잖아, 우리 며느리.”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어머님은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듯 말씀하신다.
“막내며느리 착해서 우리 아들 만나면
돈 걱정 없이 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돈 걱정할 일이 생겼네.”
그 말엔 책임을 묻는 마음도, 원망도 없었다.
그저 며느리를 향한 걱정과 미안함만 있었다.
어머님은 내 손을 꼭 잡고 다시 말씀하셨다.
“그래도 이 돈은 갖고 있다가
네가 필요할 때 편하게 써.”
“돈이 있어야 마음이 든든한 거야.”
그리고 단단한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건네셨다.
“아들 사업은 아들이랑 나머지 사람들이
알아서 잘할 거고, 우리 며느리는~
너랑 네 딸만 지켜.”
“아주 멋진 딸 낳아놓고 고생하면 안 되지.”
그 품 안에서 나는 알았다.
그리고 조용히 다짐했다.
언젠가 나도 우리 딸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딸~엄마가 있으니까,
너는 네 인생 조금은 편하게 살아도 돼.”
시댁 식구들의 도움과 어머님의 품 덕분에
우리는 다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2026년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