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없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던 이유

by 장유연

버릇없다는 말 하나가,

내가 서 있던 위치를 돌아보게 했다.


아침 출근 시간은 늘 분주하다.

여느 날처럼 업무를 시작하기 전,

따뜻한 커피로 하루를 열고 있었다.

그때 상사가 옆을 지나가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요즘 얘들은 왜 이렇게 버릇이 없는지 정말…”


어디서든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사의 관점에서 나온 판단이라는 건 분명해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사 역시 어렸을 때 누군가에게

‘버릇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 않았을까.

이 말은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를 건너 반복되어 온

하나의 문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는 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싶다.

버릇없음은 때 묻지 않은 솔직함이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가능성일 수도 있다.

그걸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면,

상대의 말과 행동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버릇이 있고 없고는

과연 누가 정해 놓은 기준일까.

대부분은 각 세대의 기성세대가 만들어온

보편적인 관념일 것이다.

젊은 세대가 그 모든 기준을 알고 있을 리도 없고,

그 기준을 그대로 따라야만

‘개념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기존의 개념이 조금씩 흔들리고 바뀌어야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사회도 앞으로 나아간다.

그 변화의 과정이 불편하게 느껴질 뿐이다.


아이들은 기성세대가 '버릇'이라는 기준을 만들 때

그 자리에 참여한 적이 없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윗세대가 정해 놓은 기준을

우리는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세대에게는

그들만의 버릇과 방식이 만들어질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흔히 어른의 단계를

인간으로서 가장 성숙하고 이상적인 상태라 여긴다.

하지만 그 생각 역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우리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와 대화할 때,

조금만 물러서서

그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판단하기 전에 한 박자 쉬고,

내가 서 있는 위치를 먼저 돌아본다면.


어쩌면 그 태도 하나가

앞으로 우리가

‘노인’이 아니라 ‘어르신’으로 불릴 수 있는

작은 조건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을 판단하기보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나를 먼저 보게 되었다.



* 사진출처(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