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스토리텔링으로 완성되는지도 모른다.

by 장유연

삶이 자꾸 흔들릴 때,

문제는 사건이 아니라

그 일을 해석하는 나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점심을 먹고 나면 늘 30분 정도 주변을 걷는다.

그날도 별다를 것 없는 산책길이었다.

지나가던 길에 서른 후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 두 명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보며 걷던 한 사람이 말했다.


“괜찮다 싶어서 샀는데 항상 내가 사고나면

이렇게 내려가더라.

아, 진짜 난 운이 없어.”


무슨 이야기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주식 얘기쯤이겠거니 짐작했다.


이런 말은 낯설지 않다.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고

나 역시 이런 말을 아무생각없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날은 그 문장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이런 문구가 떠올랐다.




나만,

계속,

모든 일에서.


우리는 때로 불행을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이고

‘늘 반복되는 일’이라 여기며

“왜 나만 항상 안 풀릴까”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방금 들은 그 말 안에

이 모든 시선이 겹쳐 보였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불행이 찾아와도 이렇게 해석한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이번 한 번 겪는 일'이며,

'다른 일들까지 모두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결국 같은 사건도

어떤 이야기로 엮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왔는지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나쁜 일이 생기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한 번의 일이라고 말해주고,

이 일 말고는 잘되고 있는 것도 있다고 믿어보는 것.


반대로 좋은 일이 생기면

나에게 일어난 일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일이며,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바꾸려는 시도만큼은

의도적으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작은 선택이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결국 삶은

우리에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로

완성되는지도 모르겠다.



* 사진출처(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