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순간, 나를 돌아보다.

by 장유연

아침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날 뻔한 순간이 있었다.


중앙선이 없는 이차선 도로였다.

내 차 바로 앞을 가던 트럭이

갑자기 좌측 깜박이를 켰다.

그런데 차는 좌측이 아니라

오른쪽 빈 공터 쪽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나는 그 모습이

주차를 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깜박이는 켰지만

우측 깜박이가 고장 난 건가 보다,

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신호는

주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좌측으로 들어가겠다는 신호였다.

트럭이 좌측으로 핸들을 틀려는 순간,

나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직진했다.


트럭은 움직이기 직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나는 놀라 잠깐 멈칫했지만

그대로 그 앞을 지나쳐 버렸다.

서로 많이 놀란 상태였다.


트럭은 그대로 멈춰 서 있었고,

나는 이미 지나쳐 왔으며

뒤따르던 차들 역시

내 차를 따라 지나갔다.

나는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못한 채

그 자리를 벗어났다.

트럭 운전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게 남았다.




그날 나를 더 당황하게 만든 건

사고가 날 뻔했다는 사실보다,

그 상황을 그렇게 해석한

나 자신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좌측 깜박이를 보고

좌회전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그동안 나와 다르게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잘못되었다고 단정하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그 상황을 해석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순간 또렷하게 알아차렸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거부해 왔던 과거의 내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럴 수도 있구나…’


그 짧은 생각 하나가

나를 조금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듯했다.


그날의 아찔한 순간은

내가 옳다고 믿어 온 해석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우게 한 시간이었다.



* 사진출처(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