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올랐다.
아주 오래 전, 꼬마 때 살던 동네에 찾아갔다.
당시 8살 밖에 안된 나이였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내가 살던 아파트.
사촌언니의 자전거 뒤에 앉아 아파트 단지를 달리다가 바퀴에 발이 끼어 온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쳐 울던 일.
초등학교 일학년 때 같은 반 뽀글머리 남자아이에게 처음 받아본 고백.
동네 슈퍼마트에서 엄마 몰래 군것질하다가 걸려 혼이 났던 일.
학교 앞 문방구에서 아빠를 우연히 만나
한 손에 아빠가 사 준 장난감을,
한 손에 아빠 손을 잡고 신이 나게 걸어오던 하굣길.
막내를 임신하고 불러온 배를 감싸고 있던 갈색 원피스를 입은 엄마.
군산에서 살았던 기간은 겨우 반년 밖에 안되는데
생각해보니 추억이 많았다.
어른이 된 후 다시 찾아온 이 곳은 참 많이도 변해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도,
나를 둘러싼 상황도 참 많이 변했다.
이곳에서 어른이 된 나는
여덟살의 나를 마주한다.
그 둘 사이의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
흘러간 시간이 아득하고
이제는 볼 수 없는 사랑하던 사람들이 그리워
엄마 손을 잡고 찾았던 군산의 은파유원지 호수공원에서
나는 한참을 펑펑 울었다.
햇살이 따사로운 사월의 봄날에
사람들은 산책을 하고 볕을 즐기는데
나는 그 사이에서 어울리지도 않는
서러운 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그리고 그런 나를 안아주던 그 남자.
위로가 어찌나 서툴던지.
그냥 나를 내버려두면 좋겠는데
안절부절거리며 자꾸만 눈 앞에서 알짱거린다.
어설픈 그 모습에
뚝, 눈물이 그쳤다.
슬픔에 잠긴 나를 보면서
말없이 안아주고 눈물을 닦아주다가
딱 한마디,
자기만큼은 늘 곁에 있어주겠다고 했다.
번지르르한 청산유수같은 말보다도
그 한마디가 정말 믿음직했다.
그 사람 품에 안겨서 또 한참을 울었다.
이 남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어딘가 정말 안심이 되었다.
은빛 호수가 일렁이던 군산에서
잔잔하게 스며드는
사랑을 시작했다.
군산에서 송키의 추억이 담긴 장소들, 맛집들:)
- 짬뽕전골을 시키면 면사리와 쫄깃만두가 무한리필인 짬뽕맛집
- 한적하고 고요한 군산터미널 근처 카페
- 친구들과 함께 떠난 군산여행, 깔깔거리며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돌수제비 뜨던 곳
- 군산 현지인 친구가 추천해준 텐동맛집
-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기 좋은 곳, 데이트로도 가족여행으로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