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맑은 눈의 광인
사람들은 정말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지만, 또 생각보다 남에게 관심이 많다.
아무런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는 내 블로그를 틈틈이 들어와 (약간은 일방적으로) 내 일상을 확인하고, 나의 숨이 붙어있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나만 열심히 보내고 있다고 여기던 이 구독 글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먼저 메일이 오고,
나는 상대방에게 이 이야기를 했나? 안 했겠지~ 하고 마는 이야기를, 너 그 이야기했어! 그때 네가 그렇게 저렇게 말했잖아. 하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곤 한다.
그런 순간마다 '어쩌라고' 정신을 굳게 가지고 사는 나는 금방 부끄러워진다. 아! 나만 유난 떨고 있었던 거구나!
다들 저만큼은 물 흐르듯 노력하고, 남에게도 저만큼의 관심은 디폴트로 기울이면서 사는데, 나는 나만 애써 그런다고 여겼구나! 하는 머리가 띵~ 하는 순간이 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의미의 관심은 무조건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건지, 아니면 좋은 관심을 주는 사람들이 감사하게도 내 옆에 있는 것인지는 확실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하여튼 다들 적어도 나 만큼은 선한 사람이고, 나 만큼은 악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남의 선함을 최소로 보지 않고, 남의 악함을 최대로 보지 않는 눈이 필요한 세상이다. 그런 맑은 눈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