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이성과 감성」
“사람이 이성만을 중시하고 살아간다면 인간 생활은 인정도 애정도 없는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감성만으로 살아간다면 도덕과 질서가 무너지는 세상이 될 것이니,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통해 삶을 지혜롭게 운영해야 한다.”
이 파트를 읽자마자 가장 먼저 MBTI가 떠올랐다. 최근 현대인들은 이성과 감성을 주변 사람들을 분류하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MBTI가 바로 그 도구로 쓰인다. T인간과 F인간을 나누어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릴 수 없는 정반대의 존재로 여긴다. T인간은 감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계에 가까운 냉혈한이며, F인간은 이성과 현실적인 판단은 내다 버린 눈물 많은 감성쟁이로 만들어 버린다. 인간은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에 관심이 많다. 당연하다. 누구나 ‘진짜 나’를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는 사람을 한 줄로 표현하고 드러내기를 원한다. MBTI는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MBTI 관련 물음 중 인상 깊었던 문장이 하나 있다. “세상에 이성적인 사람만 존재한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누군가는 그렇다고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망할 거라고 할 것이다. 둘 중 누구 말이 맞을까? 이 질문을 받고 ‘예/아니요'로 답하기 위해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퇴계 이황이 강조한 '조화'의 중요성을 망각한다.
결론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뭐가 더 낫다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또한 이성과 감성 둘 중 하나만 가진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이성과 감성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이 둘은 구분하는 것이 아닌 필히 공존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는 정의를 내리기에 급급해 가장 중요한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성과 감성은 선과 악, 또는 참과 거짓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T인간과 F인간은 서로를 비난할 필요가 전혀 없다. 스스로 그 균형을 맞추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뿐이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분류하고 논쟁시키는 것은 일종의 재미있는 놀이로 쓰이지만, 우리는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하며 과과과몰입에 주의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