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 마니아지만 쌍화차(탕) 달이는 향은 커피의 향보다 나를 유혹한다. 호불호가 있는 향일 텐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쌍화차(탕) 향이 어디선가 풍겨오면 홀린 듯 그 향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건강원 같은 곳에서 이런 탕을 달이는 냄새가 나면 발걸음을 늦추고는 했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는 겨울에는 커피대신 텀블러에 진한 쌍화탕을 담아서 출근하는 것이 나의 건강보양비책이 되었다. 기분 탓인지 실제 효능이 좋은 것인지 아무튼 감기에 덜 걸리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하루는 쌍화탕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단골판매처에서 십전대보탕도 조제한다는 홍보문자가 왔다. 십전대보탕이라고? 이름은 들어봤었지만 실제 먹어 본 적은 없었다. 열 가지의 좋은 약재를 넣어서 십전대보탕인가 싶었다. 홍보문구에도 총 10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고 한다. 갑자기 호기심 발동. 십전대보탕을 검색해 보았다.
나무위키 검색에 따르면, 십전대보탕은 기와 혈을 보강하는 보약으로서 10개의 재료가 들어가서 십 전이 아니고 한자 열 십(+) 자가 중국어에서 모든 것을 뜻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온전히 보호하고 불어넣어 개선시켜 준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십전대보탕은 면역력강화, 성장촉진, 허약체질개선, 식욕부진, 혈액순환 개선 등등. 음과 양을 함께 보호해서 체질과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한방차란다. 덧붙여진 주의사항으로 열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몸에 열기가 올라와 있는 감기환자나, 고혈압 환자는 삼가는 것이 좋다는 설명까지 덧붙여져 있다.
약재로는 기를 보충하는 사군자탕(인삼 백출 복령 감초)과 혈을 보호하는 사물탕(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에 몸을 데워주는 육계와 약기운의 순환을 도와주는 황기를 넣는다고 한다.
십전대보탕이 쌍화탕보다도 효능이 좋을까, 맛은 어떨까, 향은 어떨까 등등. 십전대보탕을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또다시 연결되는 것은(어쩔 수 없나 보다. 직업병인가??)
십전대보탕!!
심전대보탕!!
마음의 기를 충만하게 해주는 심전대보탕이 있다면 바로 구매, 대량 구매 할 텐데 싶어 진다.
가만있자, 그렇다면 나만의 심전대보탕을 조제해 볼까!
마음의 기와 혈을 보호하는 심전대보탕을 구상해 보자면
심전대보탕: 마음에 보약이 되는 마음건강보양재료를 모아서 정성으로 달인 원액.
자, 그렇다면 이제 나의 원기를 북돋우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효과가 탁월한 심전대보탕 재료를 떠올려보자.
마음의 기를 살려주고 에너지를 올려주는 사군자심탕(가족, 신앙, 일, 친구)과 마음의 열과 흥을 상승시키는 사물심탕(음식, 독서, 글쓰기, 음악), 그리고 부스팅 재료인 운동과 산책.
이 열 가지의 재료를 잘 배합하고, 정성과 진심이라는 흙으로 빚은 마음 탕약기에서 은근하게 달여낸다. 오래 은근히 달인 탕약기에서는 깊고 그윽한 향이 퍼지겠지. 그 탕약은 맛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