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utside to inside # Inside to outside
센터의 디퓨저를 구입할 때 가 되었다. 지난번 우연히 인스타에 올라온 브랜드의 디퓨저가 호응이 좋아서 다시 그 온라인샵에 들어가 보았다.
블랙체리, 플라워샵, 그레이트프루트, 북스토어, 허그숍, 퓨어린드리, 리튤립샤워, 화이트셔츠 등등.
상품명도 어쩜 이렇게 향기롭게 지었는지 마음 같아서는 다 구입하고 싶지만, 워워! 2+1이라는 매력적인 조건을 선택하고 짧은 고민 끝에 ‘플라워샵, 북스토어, 리뉴립샤워’ 향을 클릭하고 일사천리로 구매하기 완료 버튼을 꾹!
벌써 디퓨저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하다.
외출준비의 마지막 의식. 나의 몇 안 되는 플렉스 품목인 샤넬 N.5 향수를 왼쪽 손목에 살짝 칙! 분사하고 손목을 두어 번 문지르고 귀 뒤에 향수가 베인 손목을 꾹 눌러준다.
음~ 진한 로즈와 재스민의 오묘한 향기가 휘리릭 감싼다.
우리는 좋은 향을 좋아한다. 냄새보다는 확실히 내음이나 향기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다.
풀내음, 꽃향기, 책내음, 샴푸향기, 과일향, 커피 향····.
디퓨저와 퍼퓸!
둘 다 목적은 동일하다. 좋은 향을 선사해 준다는 것! 우리를 향기롭게 기분 좋게 해 준다는 것!
그런데 확실한 차이를 발견했다.
Outside to inside
Inside to outside
디퓨저는 공기 중에 향내가 스며든 공간으로 내가 들어감으로써 기분 좋음을 경험한다.
퍼퓸은 내가 좋은 향을 품고 내가 그 주변 공기를 물들이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둘 다 내가 머무는 곳에 좋은 향이 감돈다.
여기서 내 사유의 습관이 발동된다.
Outside to inside
Inside to outside
디퓨저와 퍼퓸. 우리의 삶 자체에 연결해 보자면,
평안, 안정, 즐거움, 행복, 여유로움, 설렘, 기쁨과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상황이나 공간이나 모임이 있다.
그곳에 내가 머물면 그곳의 공기는 내 안에 스며들고 나도 그 기분에 동화된다.
디퓨저가 놓인 곳에 내가 들어가는 것처럼. Outside to inside!!
만약, 내 안에 평안, 안정, 즐거움, 행복, 여유로움, 설렘, 기쁨, 희망과 같은 기분이 충분히 내재되어 있다면 나는 그 자체가 퍼퓸이다. 퍼퓸의 가장 큰 매력은 ‘나도 기분 좋고 주변 사람도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이다. Inside to outside!!
좋은 정서적 디퓨저와 좋은 정서적 퍼퓸이 공존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축복이다.
금상첨화!!
그러나 만약, 아쉽지만 금상첨화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둘 중 하나라도 내 삶에 있다면 일단 ‘좋은 향’은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설상가상이라면(디퓨저도 퍼퓸도 없는)····, 기운 빠지는 것은 사실인 상황이다.
디퓨저와 퍼퓸은 그냥 천연으로 주어진 원물 자체가 아니다. 전문조향사들이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그리고 시향을 통해 가장 좋은 조합의 재료와 비율로 탄생하게 된 상품들이다.
그렇다면 다시 대입하자면, 정서적 디퓨저와 퍼퓸도 거저 내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전문 정서조향사가 되어야 한다. 내 삶에 좋은 정서적 디퓨저와 좋은 정서적 퍼퓸이 공존하는 향기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최소한 설상가상은 피하고 싶다면, 더 욕심을 내서 금상첨화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우리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좋은 정서적 디퓨저가 있는 곳을 찾는 노력, 그 안에 머물고자 하는 애씀.
좋은 정서적 퍼퓸이 스스로 되어 ‘나도 좋고 다른이 도 좋게’ 하고자 하는 이타적 애씀.
향기로운 인간 퍼퓸으로 살고자 나는 오늘도 행복하게 애쓴다.
이 향기가 느껴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