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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구스티노 Feb 18. 2023

대기업 현직 면접관의 면접합격 꿀팁

공감 07 │ 철저한 준비는 자신감과 진정성을 높여준다



"강XX 님, 서류 전형에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강XX 님, 이번 면접 전형에 응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의 높은 자질을 확인하였으나, 당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부득이하게 채용을 못하게 된 점 깊은 양해 바랍니다."


'악!! 이런.!'

'도대체 뭐가 문제야?!'

서류는 붙었는데 또 면접에서 떨어졌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면접 광탈이다. 차라리 서류라도 붙지 않았다면 모를까. 면접에서 떨어지면 기분이 더욱 우울하다. 서류는 나의 스펙이 회사의 기준에 못 맞춰서 떨어졌다고 합리화하라도 할 수 있지만, 면접은 도대체 왜 떨어졌는지 피드백도 없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잘 못되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심지어 학력과 영어실력이 매우 출중하고, 다양한 활동 등을 통해 공부만 한 사람이 아님을 충분히 서류에서 입증이 되는데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사람도 많다. 스펙이 좋건 나쁘건 서류를 붙은 이후에,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험이 잦아지면 자신감은 점점 더 하락한다. 그러면 다음 면접에서 낮아진 자신감으로 위축된 자세로 임하다보니 또 면접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 도대체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왜 나는 떨어지고, 저 사람은 왜 붙은 거야?!'

‘아니, 스펙은 내가 더 좋은 거 같은데 왜 내가 떨어지는거야!?’

면접에서 떨어져서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고 속상해하는 사람에게 나는 속삭이고 싶다.


당신의 준비가 더 부족했던 탓이야.


누군가가 면접을 항상 잘 본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특별한 재능일 수 있다. 또는 재능이 아닌 어렸을 때부터 비축되어 온 자신감과 지식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인정하면 편하다. 회사가 그런 사람들만 면접에 붙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재능이 없다 생각하거나 어렸을 때부터 점진적으로 형성된 자신감이 없다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기회는 많다. 회사가 20명을 뽑으면 위에 적힌 사람들에게 3자리 정도는 양보하면 그만이다. 우리에게는 아직 17석의 자리가 남아있다. 우리가 노리는 그 자리들은 재능이 없어도 또는 아주 장기간의 준비가 없어도, 서류를 붙은 이후에 면접일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따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당신이 서류는 붙었는데 면접에 떨어졌다는 것은 재능이 없거나 오랜 기간 축적된 지식과 자신감이 없어서가 아니다. 단기간에 걸친 준비조차 제대로 안 해서 떨어지는 것이다.


사실 지금 와서 장기간 준비가 안된 부분에 우울할 필요가 없다. 단기간 준비하는 것으로도 면접을 쉽게 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감히 확신한다.




지난 글(면접관에게 '너무 예쁘세요' 라고 말해버렸다) 에서 밝혔듯이 나는 면접에서 떨어진 경험이 없다. 재수 없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대학 4학년 때 지원한 3군데 회사와 이직을 위한 3군데의 회사에서 모두 면접에서 승리.. 했다. 순발력이 좋은 편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이 이유가 아닐 것이다. 이불킥 이후에 오랫동안 말을 어떻게 하면 상대가 좋아할 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지켜봤고 노력해온 점이 주요했다고 추측한다.


그리고, 현재 회사에서는 팀의 차석일 때부터 1차 면접관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6년 넘게 약 100명에 가까운 면접자를 심사한 경험이 있다. 최종적으로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 내가 1차 때 합격시킨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아마도 나의 눈이 좀 더 객관적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잘난 게 절대 아니고 사실 사람을 보는 눈이라는 게 다들 비슷하다. 나뿐 아니라 옆에 팀장도, 그리고 임원들도 뽑고 싶은 사람은 거의 일치한다는 얘기이다. 스타트업이나 창의력을 매우 요구하는 회사에서는 객관적인 눈이 안 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상식적으로 비슷한 사람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면접자로서 합격했던 경험을(지금보다 상당히 과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20%만 반영하였고, 나머지 80%는 모두 최근 6년 간의 면접자들을 보면서 뽑고 싶은 사람에 대한 얘기를 반영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면접에 붙을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 우위에 있는 것인가. 내성적이면 아무래도 불리한 것인가. 외모가 중요한 것인가. 복장은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말이 느리면 싫어하는 것인가.


이런 오해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제 그 오해들을 풀고, 꿀팁(이라 적고 대부분의 면접관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 읽는다)을 직접 나열해 본다.



당신이 정말 너무너무 가고 싶은 회사이거나 이번만큼은 무조건 붙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가정하고 조언을 하고자 한다.

우리에겐 재능 따위는 없다. 그러나 무조건 붙어야 한다. 이때 당신에게 준비할 시간으로 열흘이 주어져 있다. 그 열흘동안 아래와 같이 보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수 있지만, 그 열흘의 노력으로 진짜 가고 싶은 회사의 웰컴박스가 당신의 것이 된다.

절대 하루도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



(D-10)

1. 회사의 면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최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면접의 형태가 무엇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기합격자들의 면접 후기를 꼭 참고해 보길 바란다. 면접관들의 명단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조직이동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년도 면접관은 올해도 면접관일 경우가 70% 이상이다. 그렇다면 면접관의 가치관에 의한 질문이 비슷하다. 항상 그 부분을 확인하고 싶고, 그 부분이 본인이 생각하는 채용의 기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접 후기들을 보다 보면, 혹여 당신이 미처 준비하지 못할 뻔한 포인트가 나올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이것이 지피지기의 가장 첫걸음이다. (D-10)



(D-9~7)

2. 회사에 대한 ‘철저한’ 공부가 필요하다.


면접관 입장

회사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한 친구는 일단 기특하다. 그래서 면접자들이 나가고 나면 일단 큰 장점으로 하는 얘기가 '아, 그래도 회사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네..' 이다. 그러면 우리 회사 진짜 오고 싶은가 보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꼭 그런 생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저 정도 준비를 하는 친구라면 일단 좋은 자세라고 인정하게 된다. 이 준비성이 약간의 버벅거림을, 약간의 위축됨을, 약간의 관상을 커버해 준다고 확신한다.  


면접자 입장

면접관의 이런 생각을 떠올려보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다. 먼저, 최근 뉴스를 적어도 2년 치는 한번 정독해 보길 바란다. B2C 회사여서 2년 치 뉴스가 너무 많은 회사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뉴스를 따로 추려서 보면 된다. 지금 내가 예시 성격으로 LG전자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를 봤더니, 최근 1~2년 치 읽는 데에 하루면 충분하다는 판단이 든다. (D-9)


기사를 보면서, 본인이 지원한 직군 또는 부서와 연관된 기사는 좀 더 자세히 읽는다. '아, 여기는 요즘 이런 것에 관심이 있구나.!'라는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되도록 필기를 해가면서 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날 준비할 방향에도 도움이 된다. (D-8)


공대생이라면 회사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데, 관련 분야의 Academic한 지식과 업계 기술의 Trend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회사 제품에 대한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회사의 주력 제품을, 공대생인 당신의 전공으로 설명을 명확하게 풀어낼 수 있어야 준비가 좀 되는 것이다.


문과생이라면 회사의 재무제표는 무조건 봐야 한다. 홈페이지의 IR 자료에서 최근의 실적 추이만 보고 가면 50점, 최근 3년간의 사업보고서에서 B/S, P/L 정도를 알고 가면 70점, 회사의 신용평가서를 보고 어떤 재무비율이 중요한지를 파악해서 가면 90점, 그리고 당신의 그동안 재무회계 중급 수준 이상의 학문적 배경이 탄탄하다면 100점이다. 마지막 100점까지는 이제 와서 채울 수가 없지만, 적어도 90점까지는 맞출 수 있으니 숫자적인 감을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D-7)



(D-6~3)

3. 스스로에 대한 공부는 절대적이다.


면접관 입장

면접관의 질문으로 예를 들면,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이고 어떻게 극복했느냐?' 같은 공통적인 질문도 있다. 그러나, 정말 많은 질문은 당신의 지원서를 보고 하게 된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면접관에게 사전에 면접자들의 정보를 준다. 몇몇 회사에서는 학력 등에 대한 정보는 블라인드로 주게 되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학력을 비롯하여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지원서를 준다.


우리 회사 같은 경우는 당신의 인적성 검사 결과지도 같이 준다. 요즘에는 AI가 인적성 검사결과를 보고 질문까지도 마련해 준다. 그러니까, 당신의 지원서와 당신의 성향에 대한 파악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원서에 있는 내용조차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던가, 지원서 내용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합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히 마이너스가 된다.


면접자 입장

먼저 공통 질문(자기소개, 장점과 단점 등 어떤 회사에서나 나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천하건대, 당신 스스로를 하나의 캐릭터로 부여하고 진정성 있는 컨셉을 갖추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나는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이야. 그러나, 자칫 과감함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은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이야.'

'나는 다소 과묵한 사람이야. 그래서 책임감 높게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야. 그러나, 사회성에도 문제가 없음이 이런이런 사례로 증명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나는 아주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야. 그러나 항상 책을 많이 보면서 사고력을 높이는 등의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았어.' 와 같은 컨셉이다.


이 컨셉은 매우 중요하다. 보통 '당신은 이런이런 사람인 거 같은데요, 그러면 반대급부로 이렇지 않으세요? 아니에요? 그걸 저희가 어떻게 알죠?(저희에게 반대급부에 대한 의심을 없애주시면 좋겠는데요?)' 라는 질문이 매우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컨셉을 꼼꼼히 준비해 놓으면 그 어떤 질문도 풀어낼 수 있다. 마치 토익스피킹이나 Opic에서 어떤 질문이 나와도 주제를 계속해서 ‘스트레스’로 잡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캐릭터 형성을 좀 더 구체화하고 사례적으로도 다양하게 준비를 해놔야 한다. 작은 사례로도 충분히 너의 진정성이 통할 수 있지만, 다소 과장이 있어도 좋다.(단, 과장은 다소에 그쳐야 한다. 오버는 금물이다.) (D-6~5)   


그리고 이제 당신이 진짜 열심히 봐야 할 것은 서류를 통과한 바로 그 지원서다. 어떤 내용을 썼는지 명확하게 숙지하고, 지원서 내용을 토대로 당신 스스로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질문 리스트는 15개 내외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단, 당신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같은 공통 질문 제외하고 말이다.) 예를 들어, '당신의 스펙을 보면 상당히 엘리트 길을 걸어온 듯하다. 더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을 텐데, 왜 우리 회사여야 하는가?' , '대학을 2년 휴학을 했는데, 1년은 해외를 다녀온 듯하고 남은 1년은 어떻게 시간을 보낸 것인가?' 와 같은 질문에 충분히 납득할만한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이 합리적인 대답을 위해 몇 번이나 쓰고 고치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 다르고 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뉘앙스라도 단어 하나 심지어
조사 하나에 당신의 퀄리티와 진정성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면접장에 들어가면 말이 술술 나올 것 같은가? 대부분 면접자는 말을 버벅대기 일쑤이고,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말을 하기는 하지만, 도대체 뭔 얘기를 하는 건지 두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답을 써보고 고쳐보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길 바란다. (D-4~3)



(D-2)

4. 준비된 컨셉과 답변들을 시험해 보자.


면접관 입장

회사에 대해서 분명히 아는 게 많아 보이고, 기본적인 지식수준도 충분히 갖춰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유독 긴장해서 대답을 듣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질문만 하면, 3초를 쉬면서 좀만 생각해 봐도 될까요? 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렇게 시간을 들였으면 좋은 대답이 나와야 하는데, 아니 적어도 자신 있는 대답은 나와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3초를 왜 쉰 건지 더 떨면서 대답을 한다. 목소리에 떨림이 ‘너무‘ 느껴지면 일단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면 또 잘하는 친구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왜 이리 작은 건지, 분명 좀 더 크게 얘기해 보라고 해도 그 작은 목소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저 친구는 원래 목소리가 너무 작은가 보다.‘ 라는 생각을 해줄 수 있지만, 그것은 다른 부분들이 경쟁우위에 있을 때나 그렇게 봐주는 것이다. 다른 부분에서 경쟁우위가 보이지 않는데 목소리마저 너무 작거나, 너무 흥분했거나, 너무 정신이 없으면 감점이 될 수밖에 없다.


가끔은 면접자에게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코칭을 해주기도 한다. '너무 좋은 인력이신 거 같은데, 너무 떠셔서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훌륭한 사람인데, 자신을 더 가지셔도 좋습니다.' 라고. 그러나, 안타까움에 코칭이라는 오지랖은 부릴 수 있어도 합격까지 주기는 어렵다.


면접자 입장


우리가 시험 전에 문제집을 풀면서 틀린 문제를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함 아닌가. 면접도 마찬가지이다. 미리 연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부터 모의면접이다. 가족도 좋고 가장 친한 친구여도 좋다.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서 버벅거림이 두려워서 또는 오글거려서 부끄러워 말지어다. 그 부끄러움 따위는 실제 면접에 떨어져서 속상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부끄러움을 내주고 사원증을 목에 걸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 중학생들 중에 특목고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면접학원을 다닌다. 면접학원을 통해 대단한 것을 얻을 수 있지는 않겠지만, 그 떨림 속에서 말을 이어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막상 말을 하려고 하면 입이 안 떨어지는 경험은 이불킥을 만든다. 그러나 이불킥은 실제 면접에서는 하이킥이 된다.


중학생이랑 대학졸업생들이 같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 면접관으로서 면접자들을 보면 중학생과 다를 게 없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그들에게는 여기 회사가 너무 절실하기 때문에 엄청난 긴장을 하게 되고, 압박 면접은 그 긴장감의 파도를 더욱 거세게 만든다. 작은 파도에도 무너지거늘 큰 파도에는 정신들을 못 차리고 대부분 무너지는 것이 현실이다.


모의면접은 매우 구체적이어야 하고, 피드백을 충실하게 받아야 한다. 사실 좋은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실제 면접관 역할을 해본 사람들이겠지만, 주위에서 그런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제 3자의 눈으로만 해도 당신이 준비를 마치 끝냈다고 생각한 오만함은 산산이 부서질 수 있다. 꼭 모의면접을 해봐야 한다. 그 시간도 거의 반나절 이상에 걸쳐서 매우 많이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모의 면접관으로부터의 피드백을 소중하게 적어야 할 뿐 아니라 그 과정 전체를 녹음해야 한다. 녹음을 해봐야 본인이 얼마나 말을 조리 있게 또는 여유 있게 못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심코 튀어나오는 습관적인 말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 , '굉~장히' , '잠.. 잠시만요..' , '네, 그럼 답하겠습니다..' , 등을 너무 자주 쓰는 사람들은 그리 호감이 되지 못한다. 그런 습관적인 추임새는 고치는 것이 좋다. 이게 의식을 하고 고치려고 하면 진짜 고쳐진다. 적어도 면접에서만큼은 고쳐서 얘기할 수 있다.


녹음을 해보면 본인의 목소리가 매우 작은 것과 얼마나 중구난방으로 얘기하는지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목소리를 다시 한번 조정하고, ‘이 말 다음에 이 말보다는 이 말이 먼저 오는 게 좋겠다.' 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면접관들은 그렇게 초롱초롱하지 않다. 면접관들은 이미 피곤해하고 있는데 작게 얘기하거나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 어찌 좋은 점수를 받겠는가.


큰 목소리를 얘기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중간 데시벨의 목소리의 110프로로 맞추길 바란다. 말의 빠르기는 객관적인 중간 빠르기로 맞추어라.(긴장하면 어차피 110프로로 빨라지기 때문이다.) 그 정도면 충분히 자신감 있는 친구로 느껴진다. 꼭 연습하길 권한다.



(D-1)

5. 최종 점검으로 마지막 준비까지 철저히.


모의면접을 통해 얻은 피드백으로 당신 답변의 약점들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것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운다기보다는 흐름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 면접에서 외운 그대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이 말 다음에 이 말은 별로니까, 이 말이 나오게 하자.' 정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원서에 맞는 본인의 컨셉을 다시 한번 명확히 숙지해야 한다. 그 컨셉으로 여러 질문들이 풀리는 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러면 이제, 인터넷에 있는 모의면접 질문 아무거나 세 개를 찾아보자. 예를 들어, ‘승부욕이 높은 고객과 테니스 시합이 잡혔다. 당신은 시합날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같은 질문들 있지 않은가.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고 당신의 컨셉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점검까지 해보면 이제 충분히 준비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루 전날까지 나온 회사나 업계 관련 따끈따끈한 최신 뉴스와 주가를 놓치지 마라. 면접관은 ‘그거 어제 나온 기사인데? 진짜 회사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친구네.‘ 라는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노파심에 덧붙이면, 다음날 복장도 미리 준비하고 실제로 입어보면서 문제점이 없는지 확인했으면 좋겠다. 금주는 물론이고, 혹시라도 다음날 배가 아프면 여러모로 불편하기 때문에 속이 편안한 음식만 먹는 것이 중요하다.



(D-0)

6. 면접 당일은 자신감을 갖고 편한 마음으로 모든 걸 쏟아내라.


면접관 입장


‘아, 오늘도 바쁜데 면접으로 반나절 날리겠네.’ 라고 생각하는 면접관이 20%는 될 것이다. 그러나 80%의 면접관들은 ‘이번에 어떤 친구들인지 기대가 된다. 작년에 들어온 애들 별로였는데, 역시 면접에서 잘 뽑아야 해.’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예시가 다소 별로일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면접관은 그날 본인의 역할을 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 좋은 사람이 심지어 본인 부서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매의 눈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실무면접은 그렇다. 더군다나 내가 함부로 점수를 줬다가는 2차 임원면접에서 ‘최팀장은 XX씨 점수를 왜 그렇게 줬대?’ 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함부로 심사하지 않는다.


임원들도 마찬가지다.(물론 어제도 술을 먹었을 확률이 높지만) 본인들이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 사람 보는 눈은 나중에 알고 보면 틀릴 때도 많지만, 일단 면접자들은 그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


아무리 MZ세대를 보는 면접이라 하더라도, 임원들이 본인들의 view를 잘 바꾸지 않는다. 꼰대와 같은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게 맞다. 예의를 기반으로 자신감과 겸손함을 모두 갖춘 면접자를 만나고 싶다. 이미 서류와 1차 실무면접에서 충분히 기본 역량은 확인했다고 믿기 때문에 인성적이고 가치관에 대한 질문이 메인이다.



면접자 입장


면접에 지각은 당연히 금물이다. 그건 수능시험장에 늦게 도착하여 현관 컷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성인에게 핑계란 없다. 일단 면접대기장에는 대기를 시작하라고 약속한 시각보다 20분 전에 가는 게 좋지만, 면접장이 있는 건물 근처에는 거의 1시간 전에 도착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 교통이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차라리 회사 근처 카페에 가서 천천히 그동안의 준비를 떠올리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면접장이 있는 빌딩에 들어가기 50미터 전부터 면접은 시작된다는 것을 유념했으면 한다. 그 50미터 반경에서 그 회사의 어떤 직원을 만날지도 모른다. 심지어 어떤 면접관이 담배 피우러 멀리까지 걸어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못한다. 회사 근방 50미터부터는 모든 사람이 나의 심사위원이라 생각해야 한다.


면접관들이 있는 면접장이 전쟁터라면, 면접 대기장은 전쟁터 나가기 직전의 훈련소이다. 훈련소를 우습게 보면 절대 안 된다. 그곳에는 당신을 지켜보는 인사팀 직원, 사람이 필요한 부서의 직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거기서부터 평가가 시작된다는 것은 매우 명확하다.

‘최팀장님, 제가 대기장에서 보니까 3번 지원자 태도가 너무 별로입니다. 잘 보셔야 할 것 같아요.’ 라는 인사팀 직원들의 한마디는 면접관에게는 곧바로 선입견이 된다. 너무 위축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욱 볼썽사나워서 바로 떨어뜨리고 싶은 사람은 행실이 건방진 면접자이다.


면접장에 들어가기 직전 본인 이름이 불리면, 긴장감은 내가 언제 태평했었냐는 듯 강도 6.0 이상으로 갑자기 올라온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기장에서 일어나서 움직이기 전에 일단 심호흡을 한번 하자.

그리고 영어 시험에 수. 시. 태. 가 있다면 면접에는 컨. 태. 자. 가 있다.(그동안 준비해 온 컨셉과 겸손한 태도, 그리고 목소리와 자세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바로 그것이다.) 영어 시험을 앞둔 아이들에게 '수의 일치, 시제, 수동태/능동태를 잊지 마!' 라고 하듯이, 면접에 들어가는 친구들에게는 '컨. 태. 자.를 잊지 마!' 라고 알려주고 싶다. 대기장소에서 심호흡을 했다면, 면접장 문 앞에서는 마음속으로 "컨태자! 나는 잘할 수 있다!" 라고 외치고 들어가자.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는 이미 위에서 충분히 준비한 것을 말하면 되니까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준비한 것을 말할 때 주의할 점으로 세 가지는 꼭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눈(아이컨택트)과 목(목소리 크기), 그리고 얼굴(밝은 표정)이다.


눈 : 면접관 눈을 빤히 쳐다보기가 사실 힘들다. 면접관의 코나 인중 정도를 보면 된다. 그마저도 너무 뚫어져라 볼 필요는 없다. 본인의 책상을 볼 수도 있고 45도 위의 시선은 가끔 가져갈 수도 있으나, 전체 눈 움직임의 80프로 이상은 면접관들에게 향해 있어야 한다.


목 : 목소리는 스스로 떨림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만큼 준비한 만큼의 자신 있는 목소리가 안 나온다. 그러나 괜찮다. 당신의 떨림은 충분히 이해가 되니까 면접관들이 그거 하나로 감점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목소리 크기는 준비한 수준을 꼭 유지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긴장감으로 빨라지는 말을 ‘80프로 80프로’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천천히 해보려고 노력하면 된다. 질문에 대한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대답하는 데 있어서 점점 더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얼굴 : 표정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대부분 밝은 사람을 곁에 두고 싶지, 어두운 사람은 아무래도 뽑기가 겁난다. 절박한 것은 알겠으나 어두운 표정은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려운 것이다. 회사는 불쌍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할 사람을 선택하는 곳이다. 생글생글 웃고만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웃음으로 때우라는 것도 아니다. 대답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헤매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서 여유를 되찾는 모습은 마치 회복력처럼 더욱 보기 좋다. 오히려 더 호감이다. 밝은 표정을 최대한 유지하면 좋겠다. '저 친구는 구김살이 없어 보이네.' , '방금 그 친구는 에너지가 너무 좋네요.' 라는 말을 나온다면 대답의 부족함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모든 면접이 끝나고, '더 할 말이 있으신가요?' 라는 면접관의 질문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면접관 입장에서 이 말은 이미 떨어뜨리기로 확정했으나 미안해서 묻는 경우가 30%, 뭔가 애매해서 붙여줄 점수까지는 미처 주기 어려운 상황에 기회를 한 번 더 주고자 묻는 경우가 50%, 심사점수를 이미 확정했으면서도 그저 매뉴얼이거나 습관처럼 묻는 경우가 20%이다.


'아니요, 없습니다.' 라는 대답보다는 당신만의 준비된 얘기를 꼭 했으면 좋겠다. 다만, '답변이 좀 부족했을 수 있으나, 뽑아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 회사를 생각하고 많이 준비했고,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와 같은 진부한 얘기 말고, 진정성 있는 울림의 한마디를 하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마지막 한마디는 이 얘기였다.


'사실 회사가 성장성이 있다고 하고, 연봉도 높다고 해서 막연히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원서를 쓰려고 준비한 시점부터 어제까지 2달여 동안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회사에 꼭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또 오늘 회사를 직접 보고 직원분들과 면접관님들의 친절한 모습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늘 대답에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저를 온전히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그동안 정말 바르게 살아왔고 건강한 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에 좋은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약간의 떨림이 오히려 울림이 되었다. 저 정도로 청산유수처럼 원테이크로 말하진 못했지만 매우 담백했고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졌다. 물론, 다른 질문에서도 상당히 좋은 인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친구가 나가고 면접관들끼리 바로 마주 보면서 '좋아. 마지막에 너무 좋네.' 라는 얘기와 함께 모두들 '꼭 뽑고 싶은 사람'으로 체크하는 데에 저 한마디도 역할을 했음은 팩트이다.



7. 마지막 당부사항


첫 번째 사례.

3년 전 코로나 초창기에 코로나 걸리면 벌침보다 더 따가운 눈총을 받던 그 시절에 인사팀 담당자에게 아침 7시 반부터 전화가 왔다.

'코로나가 의심이 되어 면접을 못 볼 것 같습니다. 코로나 검사가 오전에 끝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상이 없다면 오후에 면접을 보러 가도 될까요?'

'아, 네 잠시만요. 확인하고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아, XX 지원자님. 원래 1차 면접이 오전에 끝나고 오후에 임원면접 시작인데요, 오후 3시까지만 오시면 1차 면접과 임원면접을 순차적으로 바로 볼 수 있게끔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괜찮으신가요.'

'네, 그때까지는 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번째 사례.

'재무적 위험에 대해서 설명해 보세요.'

'음.. 죄송합니다. 사실 재무적 위험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재무 부서에 통계학 석사 출신의 지원자가 있었는데, 모르는 것에 대한 당황한 표정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 친구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제가 배운 통계학의 관점에서 위험이라는 것을 정의해 보면 표준편차가 낮은 것을...&^&*#@&!!#!@#.'(이것보다 더욱 전문적인 느낌으로 '위험' 에 대해 답을 했는데, 내가 잘 기억이 안 난다.)

나는 모르는 질문을 본인의 영역으로 가져가서 꿋꿋이 대답하는 것을 보고, '재무부서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회사에는 필요한 지원자로 판단됨' 이라고 적어놓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례 모두 최종합격을 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글은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서류는 이미 통과한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서류가 통과했다는 것은 면접부터는 동일한 출발선이라는 것이다. 면접을 통해 동일한 점수를 얻는다면 서류상의 스펙을 우선할 수는 있을지언정, 면접에서 우위가 있는데 다시 서류에서의 스펙을 합산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서류를 통과한 자여. 절대 면접에서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지 말자.


이 글처럼 열흘간의 노력을 마치 고3 때 순공 14시간 하듯 열심히 한다면, 당신이 면접을 통과할 확률은 무조건 두배로 올라간다고 확신한다. '서류는 어찌어찌 붙었는데, 워낙 스펙 좋은 경쟁자들이 많아서 붙을 가능성이 30%도 안돼..' 라고 한다면 최종합격 확률은 60%로 오를 것이다. 확률이 반반이라고 생각한다면 거의 100%로 근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철두철미하게, 그리고 진정성 있게 준비하자. 절대 스스로 면접에 약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엄청난 준비를 통해 자신감 있게 면접관들을 만나보자.


대학생 때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취업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당신들에게,
울컥할 정도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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