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 1순위 서열이 바뀌었다.
초롱이는 26년 올해 나이가 열다섯 살 되었다. 95살이신 할머니와 오십 세가 넘은 뇌 줄 종 장애인 세 식구가 가족이다. 요양보호사가 하루에 4시간 동안 돌봄을 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한 달에 몇 번 방문을 한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초롱이는 먹는 욕심이 많고 갈비며 과일을 닥치는 대로 먹어서 남편이 혼낸 적이 있다. 그 후로 남편이 서열 1위가 되었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시키는 대로 다했다.
초롱이는 그 집에서 유일한 가족이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 부부도 초롱이를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
시누이가 뇌 줄 종으로 언어도 어눌하고 한쪽 편마비가 왔을 때였다. 그때 초롱이가 가족이 되어 왔다. 시누이와 시어머니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유일하게 강아지와 말을 했다. 초롱이는 온종일 같이 있으면서 먹을 것을 탐하고 달라고 재롱을 부렸다. 언어가 어눌한 시누이가 초롱이와 말을 계속하면서 언어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 시누이는 초롱이 관리를 하고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말을 했다.
초롱이는 말을 계속한다고 귀찮아하지도 않고 들어 주었다. 지금은 시누이는 몸도 많이 좋아졌고 언어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초롱이가 먹는 욕심이 많아서 비만이 되었다. 시누이에게 사람 먹는 것 많이 주면 오래 가족으로 못 산다고 강력하게 경고를 주었다. 그 후로 초롱이는 사료와 브로콜리만 주고 있다. 전에는 많이 먹어서 병원비가 많이 들었는데 식단을 바꾸고 몇 년 동안 병원 출입도 하지 않고 열다섯 살 나이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브로콜리가 사람에게나 개한테 건강식품인 것을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나도 식단을 바꾸어서 건강하게 지내야겠다. 26년 새해에 결심을 했지만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어제 방문을 했는데 초롱이 때문에 가족모두가 함박 웃음꽃이 피었다. 남편이 말하면 보폭으로 기어서 복종하던 초롱이었다. 물론 어제도 복종을 했다. 나를 진짜 좋아하는데 남편 눈치 보느라 오지를 못했다. 그런데 뜻밖에 반전이 일어났다. 내가 남편 다리를 손바닥으로 탁탁 치는 시늉을 했다. 그때였다 초롱이가 잎을 계속 벌리고 웃고 있었다. 처음에는 하품인 줄 알았는데 웃으면서 꼬리를 치켜세우고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입을 한참 동안 다물지 않고 좋아했다. 그동안 복종한 것에 불만이 많았나 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서열이 바뀌었다. 남편이 오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내가 오라고 하면 당당하게 남편을 지나왔다. 나는 워낙 짐승들이나 조류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길에서도 다가오는 고양이가 유독 많았다. 그래서인지 초롱이는 주눅도 들지 않고 내게 와서 복종이 아니라 순종을 했다. 남편한테 10년이 넘게 한 복종을 마감하고 서열이 바뀌어 내가 1순위가 되었다.
내가 남편을 다리를 손바닥으로 몇 대 때리는 순간 좋아하고 서열 1순위 남편을 무시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으로 방안을 가득 메웠다. 초롱이는 브로콜리가 자기 건강식품인 것을 아는지 다른 사람이 먹으면 난리법석이다. 초롱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가족 곁에서 살기를 바라고 있다.
초롱아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