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단상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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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마린 블루, 그 고귀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앞치마를 빛내준 페르메이르의 마음이 가장 귀함을 느낀다. 살아가면서 만나보는 그런 귀한 마음들이 있다. 사소롭게 어쩌면 귀찮을 것들에 애써 마음을 써주고 그 작다고 여길 일들을 소중하게 알아보는 눈을 가진 이들, 그 마음을 만나본다.
거기에서 사랑을 느끼고 충만함을 가져보는 삶. 오히려 나에겐 그들이 특별하다 느끼고 너무나도 위대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지탱하고 이끌어 온 삶이 분명 많은 이들을 버티고 살게 했을 거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 반딧불이를 닮아있다. 연약한 빛으로도 그 존재만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어떻게든 버텨 살아가는 일들을 만든다. 그들이 있음에 우리의 삶은 끝없는 암흑이 아님을 느껴본다. 작은 빛의 도움으로도 더듬더듬 살아가는 날들이 있음을 안다.
아이들을 자주 안아준다. 어린 시절 내가 받아보지 못한 것들을 최대한 해주려 노력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사실 아이들을 위함 보다 내게 필요한 일이어서 인 것 같다. 그들의 숨소리, 익숙한 냄새, 그 일상의 향기를 지극히 사랑하는 것 같다. 그들이 살아 숨 쉬는 일이 나를 살리고 있다.
이토록 우린 너무도 연약한 존재여서 이 평범한 이들이 서로 기대고 안아주고 손 내밀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아는 만큼 오늘도 잠시라도 누군가의 옆을 지킬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언니네 미술관_이진민 >
필사 진행 중, 단상을 남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