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와 산맥이 어우러진 마을, 그린델발트

최고의 베이스캠프

by 아침엽서



우리의 스위스 여행은 취리히 1박, 체르마트 2박, 나머지 8박이 모두 그린델발트에서 지내는 일정이다.


9월 6일의 계획은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체르마트역 지하에 있는 보관함에 가방을 넣고 고르너그라트전망대에 갔다가 트래킹 하고 다시 체르마트로 와서 그린델발트로 가는 일정이다.


알프스에서 세 번째로 긴 빙하라는 고르노그라트 전망대에 올라 마지막으로 마테호른과 빙하와 병풍처럼 펼쳐진 알프스를 한번 더 보고 로텐보덴역까지 걸어서 내려온 후 열차를 탔다.


만약에 다시 고르너그라트에 오게 된다면 알프스에서 제일 높은 곳(해발 3100m)에 있다는 호텔, 고르너그라트전망대 옆에 있는 3100 쿨름호텔에서 한번 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알프스의 하얀 밤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별은 얼마나 반짝일 것이며 해는 얼마나 아름답게 떠오르고 다시 서산으로 넘어가는지...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전시되어 있는, 고르너그라트 철도 개통 1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황금빛 열차를 끝으로 우린 고르너그라트와 조용히 안녕을 고했다.

다시 올 수 있을까?

스위스 전통 목조 가옥 샬레


오고 가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샬레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고요하며 평화롭고 넓고 큰 베란다의 꽃은 어찌 그리 화려한지, 저런 풍경 사진을 표지로 한 다이어리를 가졌던 때가 있었다.


샬레는 원래 알프스 지역에서 시작된 전통 산악 목조 주택을 의미합니다. 샬레라는 말은 프랑스어 chalet에서 왔으며 알프스의 목동들이 살던 집입니다. 여름철에 가축을 데리고 올라가 치즈를 만들며 머물던 산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스위스의 알프스 지역에서 발전한 건축 형태입니다. 지금은 의미가 넓어져 산속이나 스키 리조트에서 사용하는 별장형 숙소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ChatGPT참고)


체르마트에서 그린델발트로 가는 길은 꽤 멀었다. 스위스 국철(sbb)로 비수프까지(약 1시간 이상), 비스프에서 인터라켄오스트(1시간 이상) 역에서 기차를 갈아탔다. 역마다 여행객들로 혼잡했다. 한국인들도 무척 많아서 그들이 뛰면 같이 뛰었다. 뛰다 보면 같은 기차에 오르고 있어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인터라켄오스트에서 그린델발트까지(35분) 약 3시간가량 걸렸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그린델발트로 가는 중에 거대한 벽처럼 보이는 검은 산이 눈앞에 나타났다. 거의 수직으로 세계 최고 난이도의 암벽이라는 아이거 북벽, 아무리 스위스라지만 산이 이렇게 거대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저 거대함에 오르는 인간의 도전정신 역시 위대했다. 놀라움으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에 드디어 그린델발트에 도착했다. 우리 보다 먼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취리히에서 보낸) 여행가방을 찾아 북적북적 설렘으로 가득 찬 여행객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린델발트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저기를 오르는 탐험가들이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숙소 찾아가는 길, 멀리서 본 아이거북벽)


그린델발트에 있는 숙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구글지도로 검색하며 굽이굽이 골목길을 헤매어 겨우 찾아갔는데 막다른 골목에 빌라처럼 여러 가구가 모여 있는 3층 목조건물 샬레가 나타났다. 보이지 않는 안쪽에 숨어 있었는데 덕분에 물소리와 카우벨 소리만 간간이 들리는 조용한 샬레 숙소였다. 2층으로 된 숙소는 아래층에 욕실과 침실 하나, 커다란 거실과 주방이 있고, 2층에 2인용 침대가 있는 방이 2개, 하늘이 보이는 유리 천장이 있는 화장실을 갖춘, 서울의 우리 집보다 훨씬 넓고 호사스러운 숙소였다. 무엇보다 베란다에 나가서 보는 뷰가 한 편의 그림엽서였다. 빙하(또는 만년설)와 산과 초원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니.



이런 집을 세컨드하우스로 가진 주인은 누구일지(사업자 일수도 있지만) 무척 부러웠다.


창밖 뷰, 산과 들과 빙하(또는 만년설)


여긴 매일 황금빛으로 변하는 매직이 펼쳐지는 곳인가? 또다시 그린델발트를 감싸는 산들이 붉은 노란빛으로 화려하게 물들고 있었다.



짐을 내려놓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나오는 사이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작은 동화 같은 그린델발트마을이 비스듬히 눕는 일몰의 빛과 그림자 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이 꿈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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