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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스므 Jan 27. 2023

[NZ 03] 스트레스가 뭔가요

뉴질랜드, 퀸즈타운

[전 세계 고양이와 집사들을 만나보겠다고 혼자 떠난 세계여행은, <고양이를 여행하다>라는 매거진으로 발행해 하루 1개의 일기와 그림일기로 정리했다. 그 요약본은 <고양이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브런치북으로 발행했고. 마지막 나라인 뉴질랜드는 더 이상 고양이를 만나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기에 <두 번째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매거진으로 정리 중]




공부를 위해 찾았던 뉴질랜드에서는 사실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었다. 빡센 공부 때문이기도 했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편도 비행기만 끊어 왔던지라 돌아갈 항공권을 위해 저금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남섬은 근처도 못 가봤고 차가 있던 친구에게 묻어서 오클랜드 근교를 겨우 나가보거나 북섬의 끝, 케이프 레잉가까지 히치하이크를 해서 다녀온 정도가 다였다.


그래서 이번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할 때, 무조건 남섬을 외쳤었다. 다행히 H도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 남섬에 포진해 있다며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클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국내선을 이용해 퀸즈타운으로 날아갔다. 이곳에서 렌터카를 빌려 남쪽 끝까지 내려갔다가 크라이스트처치를 통해 다시 오클랜드에 올라오는 것으로 남섬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는 깃털처럼 느껴지는 배낭과 별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를 해도 키득대 주는 동행이 함께 하니 문제가 생겨도 스트레스가 1도 없었다. 숙소가 애매한 곳에 있어서 그런가, 우버가 잘 잡히지 않았는데 우리 둘 다 어깨 한번 으쓱하고 말았다.


겨우 도착한 숙소 앞 풍경은, 앞으로 우리 여행에서 질리도록 보게 될 뉴질랜드의 자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다 보니 이런 풍광이 공짜다


퀸즈타운은 워낙 작은 동네기도 하고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한 출발 도시로 들른 터라, H와 나는 퀸즈타운에서의 시간을 관광보다는 맛있는 밥을 먹고 샤부작 샤부작 산책을 하는 걸로 정했다. 시차적응도 해야 하는데 몸을 이 정도만 움직여도 오늘 밤 꿀잠을 잘 수 있다는 여행 베테랑 H의 제안이기도 했다.


꿈에도 그리던 뉴질랜드에 다시 왔다지만 사실 이 행복감의 9할은 H의 존재였다. 산책길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모조리 주문해서 나눠 먹고 앞으로의 여행 계획에 대해 이것저것 의견을 나누고. 혼자 하는 여행만을 고집하던 내가 어떻게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나조차 신기했다.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아주 착한(!) 사람이 된 하루.  

  

파란색과 녹색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니



식당의 2층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자니 정말 이 곳에 온 것이 실감 났다 


못 먹는 굴이라도, 맛이 어떠냐고 신이 나서 물었다


숙소 하늘에서 발견한 손톱달


오늘의 이동 [오클랜드 -> 퀸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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