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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니 Aug 02. 2023

초보 작가의 글쓰기(7)

내 집은 하자 투성이


중국에서 귀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1주일을 격리하고, 드디어 가족을 만났다. 날씨도 조금씩 따듯해지고, 가족과 생활하니 안정감도 있었다. 글쓰기를 권유하고 자문해 주셨던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정선욱 교수님’께 그동안의 원고를 다시 보내드렸다.


여전히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다. 교육자의 미덕을 다 갖추신 분이다.

“책의 목차를 정리하고 주제별로 그룹핑을 하셔야 해요. 책의 분량은 좋습니다. 이제 보면서 불필요한 부분은 빼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출판사의 편집자분께서 해주지 않나요?”

“출판사도 정제된 글을 원합니다. 오탈자 수준만 손댈 수 있도록 바꾸고 도표와 내용을 독자 친화적으로 바꾸세요.”

돌아오면 바로 출판할 수 있을 거라는 나의 생각은 오만이었다. 할 일이 태산이다. 교수님의 피드백이 숙취처럼 쓰리다.


한국에 적응하느라 1개월 정도 원고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소위 ‘쿨링타임’을 갖고 다시 원고를 쳐다보니 한숨이 나온다.

’이게 무슨 말이야? 오타는 왜 이렇게 많지?‘큰일이다.

원고를 작성할 때 보이지 않던 수많은 오탈자와 비문들이 눈앞을 깜깜하게 만든다.

‘일단 탈고부터 해야겠다.’ 그러나, A4 10포인트의 원고 분량은 200페이지가 넘었다. 수정할 내용도 엄청나다.


 집 짓기로 말하면 그야말로 부실공사에 하자 투성이다. 고용주가 있었다면 나는 해고를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상황이었다. 마음을 추슬렀지만 걱정은 떠나지 않았다.

“걱정만 하고 있지 말고, 당장 일어나 행동으로 걱정거리를 없애라.”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1개월이 넘는 탈고의 시간을 거쳤지만, 분량을 늘리려고 써 내려갔던 글들은 정교함과 연계성이 떨어졌다. 글을 지우고 새로 써야 할 주제들도 많고, 인용했던 글들의 출처를 작성하지 않아 다시 원서를 찾아야 하는 시간이 소요됐다.


 ’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 뼈대만 남기고 글을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탈고하자.” 포기하고 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22년 출간을 자신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마음이 무겁다.

 ‘원래 출판이 이렇게 어려운 건가?’


글을 시작하는 초보 작가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

 “휴지기를 갖으며 글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초심자의 전력질주는 외발수레처럼 위태롭다.

나는 그날 내 원고를 모두 땅바닥에 쏟았다. 다시 벽돌로 만들어 설계도에 따라 쌓아 올려야 한다.

  ‘노가다’의 시작이다.


 충북 증평 출신인 김미경 강사님을 좋아한다. 자기 계발 강의의 달인이시지만, 사실 나는 처음부터 이분의 강의를 지금처럼 공감하지는 못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 듦의 장점을 고스란히 체현하신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감동을 받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렇게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똑같은 말씀을 하실까?’ 강의 언어가 독자의 눈높이에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직접 체험하지 않는 것들은 쉽게 말하지 않는다. ‘공감’할 수 있는 ‘화법’을 사용할 줄 안다. 볼 때마다 존경스러울 뿐이다.


 내 원고는 아직 세상밖에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독자의 눈높이와 같이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비록, 대중서가 아니라서 한정된 독자들에게 읽히겠지만 그래도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다. 지식과 겉멋의 경계가 어렵고 객관과 서사의 구분이 어려운 나는 여전히 ‘초보 작가’이다.


그러나, 땀(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쌓이고 쌓인 노력은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나와 여러분을 올려놓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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