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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니 Aug 04. 2023

초보 작가의 글쓰기(10)

덜어 내기

처음 컨텍한 출판사와 일이 잘 되지 않은 후 당황하기 시작했다. 독립출판이나 인터넷 제본 판매를 해보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라고 했던가?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의 도움으로 ‘플랜비 디자인’의 최익성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동탄 사무실에 방문해서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출간의 목적, 책의 내용과 독자층, 사업성 등의 논의를 하였다. 초보 작가에게 유명 출판사와 협업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았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제삼자적 관점에서 몇 번의 탈고가 추가로 진행되었다.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후 본문 내용의 디자인이 시작되었다. PDF파일로 예쁘고 깔끔하게 원고가 나왔다. 디자인을 ‘앉혀’ 책의 모습을 갖춘 원고를 읽다 보니 수정할 곳이 너무 많이 발견되었다.

“최종 디자인이 나오려면 몇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해요.”라고 대표님이 말했던 기억이 났다.

‘이 상태로 출판하면 오류가 너무 많다. 내용을 다시 고치자.’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진행했고, PDF의 내용을 Word 문서로 대폭 수정해서 보냈다.

“PDF에 수정해서 보내주셔야 합니다. 이 정도 수준에서 수정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대표님도 난감해하셨다.

‘몇 번이고 수정이 가능할 줄 알았다.’ 디자인이 나오고 나면 디자이너께서 일부 수정만 진행하는 사실을 몰랐다.

 다음날 대표님과 통화 후 원고를 재수정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 글을 통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두 번째 디자인된 PDF파일이 도착했고, 지금 나는 또다시 탈고 중이다.

쓸모없는 물건들이 생기면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거나, 캐롯 마켓에 나눔을 하곤 한다. 귀임 후 교통이 좋은 곳으로 이사하려니 집의 면적이 대폭 줄었다. 강제로 미니멀라이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건을 하나 사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구입에 신중해지고 쉽게 부피 있는 물건을 살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공간이 단정해지는 효과가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한정된 지면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작업으로 ‘버리기’를 하고 있다. 내 글쓰기의 목적은 법률의 해석과 적용이다. 경험했던 내용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하는데, 읽다 보면 감정 섞인 글들이 있다.

“삭제!, 삭제!, 삭제”,

‘이걸 내가 어떻게 썼는데… 이거 한 장 쓰느라 2시간도 넘게 걸렸는데…’ 그러나 우선 개인의 감정이 섞인 글들은 과감히 지우고 있다.


 글쓰기를 시작한 지 곧 2년이 되어간다.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글이 완성도가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다. 내 책도 치열한 출판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초보 작가’라고 봐주는 일은 없다. 상업 출판은 독자가 지불한 비용에 대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글쓰기를 하며 내 삶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이 출판된 후에도 나는 아마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산고를 잊는 엄마의 마음처럼.



출판사에서 여러 가지 표지 시안을 줬다. 주변인들에게 가장 있기 있는 표지는 아니자만, 대표님은 이게 마음에 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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