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로니 Jul 29. 2024

초보 작가의 글쓰기(11)

2년의 글쓰기가 끝난 순간

2년간의 글쓰기가 끝났다. 최종 수정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2023년 10월 나는 폴란드 출장길에 올랐다.

이미 원고가 마감되어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그저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일뿐.

일이 많으니 시간이 더디게 가는 일은 없었다. 언제나 아침 일상은 바빴고,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끝나는 합리적인 폴란드 업무 시간은 저녁 시간을 온전히 나에게 주는 날이 많았다.

일과 후 많은 시간을 현지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동유럽의 가을을 걷는데 할애하곤 했다.


폴란드는 한국과 -7시간의 시차가 있다. 2023년 10월 25일 아침 8시부터 늦은 조식을 먹고 오니, 카톡이 울리기 시작한다. 귀국을 위해 짐정리를 하다가 출간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의 소회는 사실 허탈함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성취감이 가장 컸지만, 이제 나는 뭘 하면서 또 나의 시간을 채워야 하나?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

초판은 1500부를 찍고, 가격은 26,000원에 비싸게 출간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비쌀 수도 있는 가격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내용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소설이나 수필, 자기계발 서적을 쓰지 않고 전문서적을 쓴다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독자층도 얇고 지식의 깊이가 더 깊은 분들에게는 졸작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은 있었다. 이 책이 우리나라 Global HR에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 그 기대가 출간 후 반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어느 정도 맞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깊이 있게 쓰려고 노력했던 점을 독자분들이 알아주고 있고, 그 피드백에 감사드리고 싶다.


폴란드에서 그날 아침 사실 나는 조금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주재원 귀임 후 힘들었던 많은 날들을 글을 쓰면서 견뎌 냈다. 책을 쓰면서 힘들었다기보다는 사실 책을 쓰며 위로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중한 글쓰기가 마무리되었고, 그 결과물이 눈앞에 나왔다는 감정은 슬프고도 기뻤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결과가 없으면 과정도 공허하다고 굳게 믿던 인생이었지만, 나는 스스로 과정을 통해 위로받고 결과의 기쁨보다는 과정의 땀 한 방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으로 2년을 채웠던 것 같다.




출간 후 HR Insight에서 연락이 와서 감사하게도 3편의 칼럼을 기고하였다. (24.1~3월) 그리고,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Global HR Expert (해외 인사/노무 직무전문가)로 선발해 주셨으며, 출간 한 책은 생각보다 많이 팔려 얼마 남지 않았다.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분들께~!

글은 산보다 크고, 물보다 깊은 중압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위로도 주는 소중한 행위입니다.

초보작가의 글쓰기는 잠시 멈췄지만, 글을 통해 얻은 위로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초보 작가의 글쓰기(1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