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있으면
딸.
딸은 아빠를 가만두질 않아.
10초만 정적이 흐르면 너는 꼭 "심심해", "놀아줘"라고 이야기해.
아빠가 "아, 아빠 좀 쉬자.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면 "아빠 나빠", "아빠랑 안놀아줄꺼야" 라고 토라져.
아빠가 놀아주는건데. 이상하단 말이지.
아빠는 가끔 아무것도 아닌걸로 옌이랑 장난치다가 행복한 순간이 있어.
옌이 얼굴에 로션 발라주려고 쓱쓱 문질렀는데 토끼처럼 됐어. 그래서 "토끼다"라고 하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에 옌이가 너무 즐거워했어.
아빠도 순간이지만 즐거움이 충만했어. 아빠가 옌이랑 놀아주는건줄 알았는데. 옌이가 아빠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는거였어.
커서도 아빠랑 놀아주려나. 지금 옌이랑 많이 놀아야겠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