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0살, 결혼 1년만에 CRPS 환자가 되었다

4. 확진 후 내 삶의 변화 3

by 다정한계절


수영을 다녀온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전신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어요

수영을 하며 찰랑이던 물살이
피부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었고
그 자극을 몸이 통증으로 받아들였어요
수영은 저에게 좋지 못한 재활이었어요
옷이 닿는 것도, 이불이 닿는 것도 끔찍하게 아파졌어요
전신에 통증의 전이가 일어났어요

*Crps는 특정 부위를 시작으로 발병되지만 전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전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들도 있습니다만 주위 환우들을 보면 전이는 분명 있습니다

Crps 검사결과를 보던 날 교수님이
“검사결과를 보면 발목뿐만 아니라 무릎 쪽까지
전이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하셨었어요

그때는 그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눈 깜짝할 새에 전신통증으로 번졌어요

그리고 몸의 관절들에도 문제가 생겼어요

관절 통증이 동반되면서 손가락이 구부러지지도
펴지지도 않고 굳어버렸어요
어깨 관절, 무릎 관절 모든 관절이 아팠어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 위해 팔을 짚는 것도 손목과 어깨가 부서지는 것 같았고, 앉으면 골반이 부서지는 것 같았어요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에 저는 매일 울부짖으며 눈을 떴고
울면서 부모님께 전화했어요(남편은 출근을 해서ㅠㅠ

청소 이모님이 와 계시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는 부모님께 죽어버리겠다고 죽고 싶다고 소리소리를 질렀어요 누군가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
부모님은 눈물을 삼키시며 절 일으켜주시고 밥을 먹여주셨어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곧 죽는 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죽지도 않고 이렇게 평생 아프면서 살 자신이 없었어요
서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고
옷이 스치는 게 아파서 잠옷도 입을 수 없고

눈이 오고 칼바람이 부는 한 겨울에도
저에게 허락된 신발은 발가락만 걸칠 수 있는
여름샌들 딱 하나인 이런 인생이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어요
발가락이 얼어붙어도 양말도 운동화도 신을 수 없고
당연히 외출도 할 수 없었어요

마취제로 쓰이는 성분이 들어간 파스를 온몸에 붙였어요

저걸 붙였다 떼는 것도 아팠지만 어딘가에 스치면 더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손과 팔에 뭔가 닿는 게 너무 아파서 여름에도 장갑을 끼고 다녔어요

수시로 스치는 옷보다 꽉 밀착된 장갑이 나았어요

잠깐 휠체어를 밀기에도 손이 너무 아팠어요

또 여름의 에어컨 바람은 더욱 살을 아프게 했어요


통증이 심하다 보니 마약성 진통제들을 이것저것 바꿔먹었어요

하고는 맞지 않는지 전신에 발진이 생겼어요

밤새 긁느라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어요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가면 발진과 통증 때문에 얼음팩을 대고 변기에 앉아있어야 했어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능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통증이 심하니 이를 악 물게 되어 턱관절에도 이상이 생겼어요

턱이 아파서 음식을 씹을 수도 없고 떡볶이 떡 한 개를 입에 넣을 수도 없을 만큼 입이 벌어지질 않았어요

100만 원을 내고 스플린트를 맞췄고 턱 물리치료도 받았어요


이쯤 약도 큰 효과가 없고 신경차단술도 효과가 없어서 중단하기로 했어요

사실상 치료라고 할 게 거의 없는 이 병에서 신경차단술마저 하지 않으면 이 병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페인스크램블러라는 치료를 받아보기로 했어요

이 치료로 차도를 봤다는 crps환자의 후기를 찾아볼 수 없었을 정도로 효과가 희박한 치료였고, 시간과 돈은 많이 드는 치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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