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0살, 결혼 1년만에 CRPS 환자가 되었다

제4화 확진 후 내 삶의 변화 2

by 다정한계절

이러한 증상의 변화로 CRPS 일수도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고. 불행히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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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받은 날, 교수님이 바로 산정특례를 등록해 주셨어요.

산정특례는 암이나 희귀, 중증난치질환 환자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해 주는 혜택이에요.

저는 희귀,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되어 병원비와 약제비의 10%만 내면 되고 비급여 항목은 적용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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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병원비를 낼 때에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약제비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진 않았어요.

먹는 약 중 비급여 약제들이 있어 한 달 약값이 꽤 많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병원비 중에서도 초음파를 보며 신경차단술 같은 걸 받으면 초음파는 비급여라 전액을 내야 해요

모든 병원진료를 급여로만 치료할 수 없고 모든 약을 급여약만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일부는 도움이 되지만 그래도 병원비와 약제비는 장기간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에겐 큰 부담이에요

CRPS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술인 '교감신경차단술'도 바로 받았어요

시술을 받으며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느낌과 고통에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 억울해지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이런 고통 따위 통증만 없어진다면 100번이고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신경차단술의 효과는 사람마다 달라서 효과를 느낄 확률 50 없을 확률 50이랬는데 저는 효과가 없는 쪽에 속했어요..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마약성 진통제와의 전쟁이 시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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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면 모든 고통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제 착각이었어요

이런저런 종류의 마약을 다 먹어봐도 통증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어요

(현재는 저에게 맞는 마약성 진통제 1종류를 찾아서 복용하고 있는데, 이 약도 서거나 앉게 할 순 없고 갑자기 찾아오는 통증을 잠시 가라앉히는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부작용이 커서 아플 때마다 복용하긴 어렵습니다)

여전히 설 수 없고 앉을 수도 없었어요


(통증과 관련 없는 약들도 있습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하였습니다.)

그 어떤 약도 날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에 이 병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어요


반면에 오히려 응급실에 있는 시간은 늘어났어요

2-3일에 한 번은 응급실에 갔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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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를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니 속이 뒤집어져서 낮이고 밤이고 응급실에 갔고 119도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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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통증 때문에 울면서 잠옷차림으로 응급실에 가기도 했어요

응급실에 간다고 특별히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되진 않았어요

마약성 진통제가 없는 응급실도 있었고, 있다고 해도 다니던 병원이 아니면 처방이 어렵다고 해서

비마약성진통제를 처방해 주는 곳이 대부분이었어요

비마약성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됐다면 응급실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약도 날 일으킬 수 없다면 재활이라도 해보자. 그래도 뭐든 해보자는 생각에 수영장에 갔어요

교수님도 수영 재활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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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 레인을 30분 동안 정말 천천히 걸어서 왕복했어요

옆 레인에서 수영을 하면 물살이 흔들려 발목이 아파서 한 바퀴 도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물살이 약할 때 조심조심 걸어봤어요


그런데 수영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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