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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도 안 돼" 외국인 몰리는 곳의 비밀은?

by 위드카 뉴스

피부 진료 117배 폭증
세금 혜택 폐지에 업계 ‘혼란’
민관 연계는 여전히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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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 / 출처: 연합뉴스


한국을 찾은 외국인 중 피부과 환자가 15년 새 117배나 급증했다.



전체 외국인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피부 진료를 받을 만큼 수요가 커졌지만, 정부는 외국인 미용 시술에 대한 부가세 환급 제도를 올해 말 종료하기로 했다. 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피부과 찾는 외국인, 15년 새 117배 늘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8일 발표한 ‘2024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피부과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는 70만 50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6015명에 불과했던 수치에서 무려 117배나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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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 / 출처: 뉴스1


전체 외국인 환자 가운데 피부과 진료가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올랐다. 2009년 9.3%에서 지난해에는 56.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의원급 진료의 경우 피부과 비율이 70%를 넘는다.


피부과뿐 아니라 전체 의료관광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와 그 동반자가 한국에서 쓴 의료관광 소비는 약 7조 5039억 원으로 추산됐다.


최근 5년간 진료 과목 변화도 두드러진다. 2019년까지만 해도 내과통합, 성형외과에 밀렸던 피부과는 2023년부터 외국인 환자 진료 1위 과목이 됐다. 국적별로는 일본(43.7%), 중국(24.4%), 대만, 미국 순으로 나타났다.


세금 환급 폐지, 수요 급증 속에 정책은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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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의료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관련 인센티브를 줄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1일, 외국인이 국내에서 성형이나 미용 시술을 받을 경우 10%의 부가세를 돌려주는 ‘환급 특례 제도’를 올해 말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는 2016년 시행 이후 다섯 차례나 연장됐지만, 정부는 “정책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며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일본, 중국, 동남아 국가들과 의료관광 유치 경쟁 중인데, 세금 혜택이 사라지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제도가 사라지면 외국인 환자는 코 성형, 피부 치료 등 시술 비용의 10%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 환자 대상 환급 규모는 874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9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민간은 움직이지만, 정부 연계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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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 / 출처: 연합뉴스


정부 정책이 속도를 늦추는 사이, 민간에서는 외국인을 겨냥한 의료관광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시술 예약과 숙소, 통역, 픽업을 묶은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고, 한국관광공사도 민간과 함께 쇼핑·의료 콘텐츠를 연계한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의료, 화장품, 숙박 등 산업 간 연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한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병원, 브랜드, 숙소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려면 정부가 공통 기반을 먼저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의료 시술이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일 경우 관광 콘텐츠로 적극 홍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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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료관광 / 출처: 연합뉴스


한 피부과 관계자는 “시술은 의료 행위인 만큼,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공공 차원의 적극적 홍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의료관광을 K-콘텐츠 수준으로 키우려면, 제도 변화에 앞서 민관의 실질적 역할 분담과 인프라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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