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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만 난리"… 서울 집값 정책 '아뿔싸'

by 위드카 뉴스

대출 막혔는데 집값은 상승

현금 부자들만 여유로운 시장
서민들만 뒤처지는 부작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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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 출처: 연합뉴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의 판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정작 그 틈을 파고든 건 자산 여유가 있는 이들이었다.


현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서민들만 매수 기회를 잃은 채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강남은 규제에도 대출 여력 넉넉

31일 부동산R114의 발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약정액은 약 2억 9천500만 원이었다. 그러나 강남, 서초, 용산 등 일부 자치구의 평균 대출액은 이를 훨씬 웃돌며 4억 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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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 출처: 연합뉴스

강남구는 4억 8천만 원으로 서울 전체 중 가장 높았고, 서초구(4억 6천만 원), 용산구(4억 1천만 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대출 규제지역으로 묶여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기준이 더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출 규모는 오히려 더 컸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높은 주택 가격과 이를 뒷받침하는 고소득층의 존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강남과 용산의 연평균 소득은 1억 5천만 원 수준으로, 서울 평균 소득(9천만 원대)보다 6천만 원 가까이 많다. 이런 높은 소득 수준은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상환 능력을 담보하며, 자연스럽게 대출 한도도 넓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금 보유자가 웃는 시장…거래는 다시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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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소득 격차는 대출 규제 이후 더욱 뚜렷한 시장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사이 70% 넘게 줄었다. 대출이 막히자 무주택자나 중저가 매수층은 시장 진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거래량은 줄었지만, 그중 66%는 신고가로 거래되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대형 면적(전용 85㎡ 초과)의 신고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규제와 상관없이 고가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이 선택한 곳은 대부분 신축이거나 재건축이 기대되는 단지”라고 설명했다.

서민들은 뒤처지고…’대책 역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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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 출처: 뉴스1

결국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고소득·현금 보유층은 여전히 ‘똘똘한 한 채’를 확보하는 반면, 중산층 이하의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집값 양극화를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등 초고가 단지는 금리나 대출 제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며, “결국 대출 없이도 움직일 수 있는 계층만 거래를 이어가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7월 기준으로 14억 원을 넘어섰다. 역설적이게도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일부 시장에선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안정화라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현재의 대출 규제는 자산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부작용만 낳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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