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삶 만족도 / 출처: 연합뉴스
일터에서 평생 땀 흘리고 맞이한 노년기, 그러나 휴식 대신 또 다른 생존전쟁이 시작됐다.
경제적 여유는커녕 생계유지조차 버거운 노인들이 늘면서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하며 한국이 ‘초고령 사회’에 공식 진입했지만, 노년의 삶의 질은 여전히 열악하다.
고령층 삶 만족도 / 출처: 연합뉴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한국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39.8%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령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불충분한 연금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통계청 조사 결과 연금을 받는 고령층은 전체의 51.7%에 불과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6만 원으로, 노인 1인 기준 최소생활비 136만 1000원에 크게 못 미쳤다.
고령층 삶 만족도 / 출처: 뉴스1
연금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고령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 4천 명으로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고령 인구 비중이 2036년 30%, 2050년 4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경제적 불안정은 고령자들의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고령자는 35.5%로 전체 인구 평균(40.1%)보다 낮았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성취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33.2%로 전체 평균(35.7%)에 미치지 못했다. 고령자의 13.8%는 현재 삶에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고령층 삶 만족도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올해 5월 55~79세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1001만 명으로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취업자는 978만 명에 달했다. 고령자가 일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51.3%)이 꼽혔다.
기대수명 증가도 노인 근로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는 13.2년으로 전년 대비 각각 0.7년, 0.6년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근로 의지도 높아지고 있다.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69.4%에 달했으며, 평균 희망 근로 연령은 73.4세로 조사됐다.
고령층 삶 만족도 / 출처: 뉴스1
전문가들은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기대수명만 늘어나는 ‘돈 없는 장수 시대’가 현실화됐다고 지적한다.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인 빈곤 해소와 삶의 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존엄한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