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 / 출처: 뉴스1
아파트 숲으로 뒤덮인 우리나라 주거 환경이 이제 노후화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빠르게 지어 올렸던 건축물들이 이제는 노화의 징후를 보이며 안전과 주거환경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구 유출로 활력을 잃은 지방 도시들은 건축물 노후화가 더욱 심각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건물의 44.4%는 사용 승인 이후 30년이 넘어 노후 판정을 받았다.
노후 아파트 / 출처: 뉴스1
‘아파트 공화국’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우리나라 주거용 건축물 중 아파트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64.8%(12억 8천786만㎡)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단독주택 16.8%, 다가구주택 8.7%, 다세대주택 6.7%, 연립주택 2.3% 순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 전국의 건축물 동수는 전년 대비 0.4% 증가한 742만 1천603동, 연면적은 2.1% 증가한 43억 1천498만 7천㎡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노후화 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그 심각성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노후 아파트 / 출처: 연합뉴스
수도권의 노후 건물 비율이 37.7%인 반면, 지방은 47.1%로 약 10%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주거용 건물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욱 커져 지방은 56.9%에 달하는 반면, 수도권은 45.2%에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가 주된 원인이다. 젊은 층의 수도권 유입으로 지방의 노후화 속도가 빨라지고, 건설 수요 감소로 노후 건물 대체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시도별 건축물 특성을 보면 세종(85.3%), 광주(76.5%), 부산(74.5%)은 아파트 비율이 높은 반면, 전남(42.4%), 제주(35.2%), 경북(33.0%)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아 지역별 주거 양상에도 차이를 보였다.
노후 아파트 / 출처: 연합뉴스
건축물 용도별로는 주거용 건물의 노후화가 가장 심각하다. 전국 노후 건축물 중 주거용이 53.8%로 가장 높고, 상업용 34.4%, 교육·사회용 26.4%, 공업용 2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주거 환경의 안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부산, 대구, 전남 등은 노후 주거용 건축물 비율이 60%를 넘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구조적 안전성 저하와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에너지 효율 저하로 난방비 부담이 커지며, 단열·방음·방범 등 생활환경이 악화될 것을 경고한다.
또한 빈집 증가에 따른 도시 슬럼화 현상도 가속화되어 주민 이탈, 인구 감소, 부동산 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후 아파트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교통부는 2025년 임대주택에 대한 집중안전점검과 건축물 안전관리 강화, 정밀 안전진단 활성화를 추진한다.
또한 지자체와 함께 전국 28곳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소규모주택정비법을 통한 빈집·노후주택 정비와 행정·기술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