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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린 어쩌나"…5060 은퇴 '꿀직업'의 함정

by 위드카 뉴스

신규 개업 584곳, 폐업이 더 많아 ‘역대 최저’
호황의 그림자, 금리 폭등에 중개업 얼어붙다
“간판만 늘고 계약은 없다”…생존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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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불 꺼진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때 ‘퇴직 후 평생 직업’으로 불리던 중개업의 위상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자격증만 따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 거란 믿음이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됐다.


호황의 기억은 옛말, 금리 폭등에 얼어붙은 부동산 중개업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새로 문을 연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584곳으로, 월간 기준 6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같은 달 폐업은 824곳, 휴업은 85곳에 달했다. 개업보다 문 닫는 곳이 훨씬 많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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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실제 영업 중인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 명 수준으로, 올해 초보다 1300명가량 줄었다. 자격증 보유자 55만 명 중 5명 중 1명만이 실제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부동산 거래가 폭증하던 시기, 중개업은 ‘퇴사 후 제2의 인생’으로 각광받았다.


한 달에 몇 건만 거래해도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했고, 학원가에는 ‘합격 후 연 1억 수입’이라는 문구가 넘쳐났다. 사람들은 자격증 하나로 안정된 미래를 꿈꿨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회사 대신 중개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발을 빼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중개업계의 수익 구조가 무너졌다.


“간판만 늘고 계약은 없다”…포화된 중개시장, 생존 경쟁으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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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미 포화 상태였던 시장에서 거래가 줄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간판은 넘쳐나지만 계약은 거의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여기에 수수료 상한 조정으로 건당 수익이 줄었고,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며 광고비 부담도 커졌다. 광고를 하지 않으면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 구조가 됐다.


인구 감소와 결혼·출산 감소로 이사 수요 자체가 줄어든 점도 중개업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임대인 체납 내역이나 관리비 세부 항목까지 설명해야 하는 등 중개사에게 요구되는 법적 책임도 점점 늘고 있다. 거래는 줄고 책임은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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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제 공인중개사는 더 이상 ‘노후 보장 직업’으로 불리기 어렵다. 단순히 사무실 문을 연다고 해서 예전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구조다.


시장의 환경이 완전히 바뀐 지금,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 특화나 상가·토지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수로 꼽힌다.


거래 절벽의 긴 터널이 언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숨통을 틔우기 전까지는 중개업계의 냉각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낙관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과 준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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