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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냈다" 수입국서 수출국으로 대박

by 위드카 뉴스

수입하던 키위, 이제는 한국이 수출한다
제주산 신품종 ‘감황’,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기술로 키운 달콤한 반전…한국 키위의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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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때 키위는 ‘뉴질랜드 과일’의 대명사였다. 겨울마다 수입산 ‘제스프리’가 진열대를 채우던 시절, 한국인은 키위를 전량 수입해 먹었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제주에서 자란 국산 골드키위가 대만으로 수출되며, 한국이 키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수입하던 키위, 이젠 우리가 판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골드키위 전문 재배단지 육성에 나섰다. 성산일출봉농협을 중심으로 조성된 신품종 ‘감황’ 단지가 그 중심에 있다. 황금빛 과육과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감황은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전략 품종이다.



여기에 국제 인증인 ‘글로벌 갭(Global GAP)’을 취득해 품질 신뢰도도 확보했다. 단순히 잘 키우는 수준을 넘어, 세계 기준에 맞춘 생산 체계로 한 단계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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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과 손잡고 ‘스위트골드’ 품종 재배도 병행한다. 재배 기술 지원과 현장 컨설팅, 검역 관리까지 세밀하게 챙기며 수출 전용 농가를 키워내는 중이다.



지난해 제주산 골드키위 수출량은 178톤으로 2021년보다 87% 늘었다. 제주도는 2028년까지 수출량을 400톤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성장세는 한국 키위 산업의 지형 변화를 보여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내 유통 키위의 80% 이상이 뉴질랜드산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주와 전남 해남, 고흥 등지에서 국산 재배지가 확대되며 수입 비중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과일이 점차 ‘국산 대체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기후·물류 위기 뚫은 기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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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농가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기후 변화와 물류비 상승, 품질 불안정 등으로 수입산에 대한 의존도가 흔들리자, 국내 농업이 기술과 품종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결과다.



감황은 한국 기후에 맞게 개량돼 저장성과 당도, 식감 면에서 뉴질랜드산에 뒤지지 않는다. 수확 후 관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장거리 운송에도 품질이 유지된다. 그 덕에 지난해 대만 시장에 진출했을 때,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산이 더 달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국산 키위의 부상은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수입으로만 채워지던 과일 시장에서 이제 ‘국산이 더 나은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급의 문제가 아니라, 수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의 시작이다.



한국 키위는 이제 남반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체 품종과 기술로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황금빛 감황처럼,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조용히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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