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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선진국의 함정?" 경고등에 당황

by 위드카 뉴스

항생제 사용량 OECD 2위
‘슈퍼박테리아’ 위협 현실화
병원 내 관리 시스템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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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생제 사용량 / 출처: 연합뉴스


의료 선진국이라는 자부심 뒤에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다. 한국이 항생제 사용량에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가 최근 도입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이 초기 성과를 거두며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고 있으나,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과 관행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충격적인 항생제 남용 실태와 내성 위협


질병관리청과 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천 명당 하루 31.8 DID를 기록했다.



이는 자료가 공개된 OECD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2022년에도 OECD 평균(18.9 DID)보다 높은 상위권이었으나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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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생제 사용량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과다 사용의 배경에는 환자와 의사 양측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의료 접근성이 높은 한국에서는 가벼운 감기에도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빠른 회복을 위한 항생제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의료진 역시 세균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방적 차원에서 항생제를 쉽게 처방하는 관행이 정착되어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항생제 내성 문제를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은 더 나아가 2050년에는 교통사고나 암보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국에서도 다제내성균이 10~47% 증가했다는 학계 보고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희망 보이는 정부 시범사업, 전문 인력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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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생제 사용량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심각해지는 항생제 내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은 2024년 11월부터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을 본격화했다.



이 프로그램은 병원 내 전문가들이 항생제 처방의 필요성을 엄격히 평가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적의 약품을 정확한 용량과 기간으로 사용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다행히 초기 성과는 고무적이다. 질병관리청이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참여 병원들은 항생제 관리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참여 병원은 항생제 처방 관리 프로그램을 100% 운영한 반면, 미참여 병원은 56.6%에 그쳤으며, 미생물 검사 결과에 따른 적절한 항생제 변경 중재 활동 역시 참여 병원(59.2%)이 미참여 병원(10% 미만)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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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생제 사용량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전국적 확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중 절반 이상(53.6%)이 전문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은 감염에 민감한 노인과 어린이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ASP의 의료 문화 정착과 중소·요양병원으로의 확산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결국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단순한 처방 관행 개선을 넘어 의료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다.



정부가 학계와 협력하여 전문 인력 교육과정과 현장 지침 개발을 확대하는 것은 그 첫걸음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에 맞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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