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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4mm 남짓한 미세한 요각류 두 종이지만, 기존 생물 분류 체계를 흔들 만큼 독특한 존재로 평가된다.
단순한 신종 보고를 넘어, 지구 생명계의 새로운 계보가 독도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발견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진이 9월 초 독도 인근 암초와 해저 퇴적물에서 채집한 표본에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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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 모두 절지동물의 갈고리노벌레목(Harpacticoida)에 속하지만, 형태가 기존 요각류와 전혀 달랐다.
한 종은 새로운 ‘과(科)’로 제안될 만큼 독립적인 특징을 보였고, 다른 한 종은 장군여왕노벌레과(Thalestridae) 안에서 새로운 ‘속(屬)’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학계에서는 “생물 분류 체계를 새로 써야 할 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요각류는 해양 먹이사슬의 출발점에 있는 미세한 갑각류다. 어류의 주요 먹이원이자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생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천 종이 보고됐지만, ‘새로운 과’로 인정받는 발견은 수십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이번 독도 해역의 발견은 그만큼 희귀하면서도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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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독도 주변 특유의 해저 환경에 주목한다. 강한 해류와 독특한 퇴적물 조성이 어우러진 이 지역은 다른 바다와는 다른 미세 생태계를 이룬다.
이곳에서만 적응해 살아남은 요각류들이 독자적 진화 경로를 밟았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독도는 한국의 영토’라는 선언을 넘어, 자연이 스스로 증명한 ‘독립된 생명권’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내년 상반기 국제 학술지에 보고될 예정이다. 논문이 승인되면, 인류가 새롭게 정의한 생명 계보에 ‘Dokdo’라는 이름이 새겨질 전망이다.
김종국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독도의 생물다양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생 생물 연구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독도는 이제 정치적 상징을 넘어, 새로운 생명의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