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HD현대마린솔루션이 또 한 번 새 기록을 세웠다. 올해 3분기 매출 5132억 원, 영업이익 936억 원.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숫자의 성장이 아니라, 회사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이제 엔진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선박을 ‘운영하는’ 기술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이번 성장을 이끈 주인공은 AM, 즉 애프터마켓 사업이다. 선박의 엔진을 정비하고 부품을 공급하는 이 사업은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전 세계 바다 위 HD현대 엔진이 달린 선박이 늘면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주치의 역할을 맡고 있다. 고장이 단 하루만 나도 손실이 큰 산업에서, 빠른 대응과 정확한 진단이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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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기 AM 매출은 전년보다 11% 이상 늘었다. 특히 중형엔진 부품과 서비스가 호조를 보였다.
단순 수리에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케어’ 시스템을 통해 운항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장을 예측한다. 고객과의 관계가 정비를 넘어 장기 파트너십으로 확장되는 이유다.
디지털 솔루션 부문도 속도를 냈다. 인공지능 CCTV ‘HiCAMS’가 사고를 실시간 감지하고, 차세대 항로 시스템(OSR-OW)은 선박의 연료를 5%가량 절약한다.
바다 위 연료비 절감은 곧 막대한 비용 절감이다. 엔진 기술과 데이터가 결합하면서, 선박은 점점 더 ‘똑똑한 기계’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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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솔루션 부문은 규제 지연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LNG 개조나 엔진 효율 개선 프로젝트가 대기 중이다. 부유식 LNG 설비(FSRU·FSU) 개조 수요도 늘고 있어 회복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무기는 HD현대그룹이 쌓은 방대한 엔진 설치 기반이다. 전 세계 선박 엔진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한 그룹의 기술력이 든든한 고객망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글로벌 정비 네트워크까지 갖추며 ‘엔진 A/S의 삼성전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결국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 비결은 제품보다 ‘관계’에 있다. 엔진을 팔고 끝내는 대신, 선박의 생애 전체를 관리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과 신뢰가 결합한 이 모델은 한국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이 바다에서 어떤 혁신이 이어질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