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도로는 평소보다 훨씬 더 위험한 환경으로 바뀝니다.
특히 12월의 초겨울 시기는 운전자에게 ‘조용한 재앙’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한순간의 방심이 차량 파손과 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동절기 미끄럼 사고의 절반 이상이 12월에 집중되었습니다.
2021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수도권에서 발생한 미끄럼 사고 2,120건 중 무려 1,143건, 즉 53.9%가 12월에 발생했습니다.
이는 1월의 사고 비중(36.6%)보다 17.3%포인트나 높은 수치로, 실질적인 위험 시점은 진정한 겨울이 시작되기 전의 ‘초겨울’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놀라운 점은 이 시기의 강수일수가 1월보다 적은데도 사고율은 훨씬 높았다는 것입니다.
12월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블랙 아이스' 때문입니다.
블랙 아이스는 얇고 투명한 얼음 막으로 도로에 형성되며,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운전자에게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합니다.
눈이 오지 않아도 기온이 급강하하면 응결된 수분이 얼어 블랙 아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 경험이 많은 운전자들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차량의 정숙성과 주행 안정성은 오히려 운전자가 노면 상태를 체감하지 못하게 만들어 위험을 더합니다.
겨울철 사고는 단순한 수리비용을 넘어서 보험료에 장기적 영향을 미칩니다.
인적 피해가 동반될 경우 보험료는 최대 4등급까지 할증되며, 이 상태는 3년간 유지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신 차량에는 고가의 ADAS 센서가 탑재돼 있어 소규모 접촉사고일지라도 수리비가 수백만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대물 사고의 경우, 200만 원이 넘는 수리비가 발생하면 보험료 1등급 할증이 적용되는 상황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고정 수입이 줄어든 중장년층이나 자녀 명의의 사고로 인해 보험을 가입한 부모에게도 큰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에는 ‘운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눈이나 비 예보가 있는 날에는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방어 운전에 철저를 기해야 합니다.
출발 전 타이어 상태 점검은 물론,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급제동·급가속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눈길 운전 좀 해봤다’는 안일한 자신감보다,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경각심이 나와 가족의 안정된 겨울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