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이 흔들리자, 그 여파가 국산 배터리 업계에도 직격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대규모 계약 해지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변화의 흐름은 가볍지 않습니다.
전기차 붐을 떠받치던 미국의 보조금 정책이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식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 계획을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있으며, 이는 배터리 공급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맺었던 약 9조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최근 해지했습니다.
포드가 유럽 생산 전기 상용 밴 개발을 접으면서, 계획된 물량도 함께 사라진 것입니다.
전기차에 대한 부담은 픽업트럭이나 상용차처럼 크기가 큰 차량일수록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포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전략을 전환했고, 이로 인해 배터리 수급 계획도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순수 전기차 대신 '중간 단계'를 선택함으로써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차량 가격을 낮추려는 움직임입니다.
이는 단순히 포드만의 전략이 아니라, 미국 전기차 시장 전체가 아직 완숙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SK온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포드와의 합작 공장도 각자 운영 체제로 변경되며 물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 키워드는 ‘가격’입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한 첫 관문이 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저가형 LFP 배터리로 전략을 바꾸고, 삼성SDI와 SK온도 가성비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입니다.
전기차 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변곡점에 있습니다.
보조금이라는 완충 장치가 사라진 지금, 가격과 효율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배터리 산업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금의 결정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