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마다 보게 되는 파란색 번호판의 전기버스.
겉보기엔 같아 보여도, 누가 만들었는지 보면 놀라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도로를 누비는 전기버스 두 대 중 한 대는 중국 브랜드 차량입니다.
국산차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버스 시장에서 중국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거 중국산 차량에 대한 인식은 불신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버스 업체들은 물량 공세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전기버스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 점유율은 48.7%에 이르렀습니다.
2020년대 초 20%대였던 점유율이 불과 몇 년 사이 배 가까이 뛴 것입니다.
특히 중소형 전기버스가 주류인 마을버스 시장에서는 중국산 차량이 이미 70~80%를 점유 중입니다.
현대차의 '카운티 일렉트릭'은 높은 가격 탓에 경쟁력이 떨어졌고, 그 틈을 중국 브랜드들이 파고든 것입니다.
시내버스의 경우에도 현대차 '일렉시티'가 단일 모델로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하이거(Higer), BYD, CHTC 등 다양한 중국 브랜드의 연합공세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같은 중국산 질주의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보조금 정책이 있습니다.
초기 정부는 국산과 수입 차량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 업체들은 한국 세금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쉽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정부가 기준을 강화하며 AS 센터 유무, 배터리 성능 등을 따져 보조금 지급을 차등화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차량 가격이 국산보다 1억 원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보조금이 깎여도 제조사가 자체 할인으로 얼마든지 메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가성비와 납기 경쟁에서 앞선 중국차는, 이제 기술력으로도 국산차를 위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BYD는 차체와 배터리를 일체화하는 'CTC(Cell-to-Chassis)' 기술을 적용한 신형 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기술은 겨울철 주행거리 단축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줄 수 있어, 운수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을버스 시장은 이미 현대차가 손을 놓은 수준”이라며 “보조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고, 국산차도 가격과 기술 혁신이 시급하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