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관세 회피 전략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350억 달러(약 52조 8,5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관세 부담을 안기며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오토모티브 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수입 완성차와 중요 부품에 적용된 높은 관세로 인해 아시아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13조 원을 초과하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일본 토요타와는 달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며 잘 견뎌낸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국가에만 치우치지 않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다변화 포트폴리오' 방식이 미국발 관세 위험을 흩어지게 하는 중요한 보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관세 폭탄이 가장 큰 손실을 입힌 대상은 일본의 토요타입니다. 전체 자동차 산업 비용 중 4분의 1을 넘는 91억 달러(약 13조 7,400억 원)를 토요타 혼자서 짊어지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지불액은 10억 달러(약 1조 5,100억 원)를 약간 초과하는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토요타가 현대차·기아보다 약 9배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 기본적인 원인은 특정 시장에 대한 수출 편중 정도의 차이에 있습니다. 토요타는 렉서스 같은 수익성이 우수한 프리미엄 제품군과 중요 부품의 일본 국내 생산 및 미국 수출 의존이 견고하게 유지되어 왔던 반면, 현대차그룹은 아주 일찍부터 제조 거점과 판매 처를 전 지역에 분산시키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미국 시장이 현대차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것은 맞지만, 그룹 전체의 편중도는 이전보다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전후를 포함하여 인도, 아세안(인도네시아), 유럽 등 이른바 '다음 시장'에 거액의 투자를 수행하며 현지 제조 및 판매 인프라를 힘있게 구성해 왔습니다. 글로벌 판매량의 규모를 미국 외 다른 나라들로 적극적으로 분산시킨 덕분에, 미국에서 완성차 15%, 부품 25%라는 높은 이중 관세를 받더라도 그룹 전체가 결정적 손상을 입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 모든 것을 집중시킬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지정학적 위협과 통상 분쟁의 여파를 미리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신흥국의 영역을 확대해 놓은 정 회장의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눈에 띄는 지점입니다.
물론 1조 5,000억 원대의 관세 비용이 현대차와 기아에게 간단한 청구서는 아닙니다.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순수 관세로 조(兆) 단위의 비용이 흘러나간다는 것은 영업이익률을 해치는 심각한 요소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결국 관세 벽을 완전히 빠져나가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향후 전략은 개시를 준비 중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를 주축으로 한 북미 지역 공급 체계의 100% 현지화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현지 공장을 시작하더라도 배터리 셀이나 중요 전기장치 부품을 해외로부터 들여올 경우 25%의 부품 관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만큼, 협력 회사들이 함께 진출하는 방식을 통한 '전면적 현지 생산'이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다변화 방식으로 1번째 관세 충격을 견뎌낸 현대차가 미국 내 세밀한 부품 네트워크 구성이라는 두 번째 장애물까지 극복하며 시장 통제력을 확실히 할지 자동차 산업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