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구조조정 / 출처 : 뉴스1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가 글로벌 생산능력을 100만 대 추가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맹렬한 공세와 전동화 전환 지연이 겹치면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회사도 공장 폐쇄라는 산업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폭스바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1200만 대에 달하는 방대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당시 글로벌 인도량은 1097만 대에 달하며 이름과 실제가 모두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고 전동화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미 중국과 유럽에서 각각 100만 대씩 생산능력을 줄였던 폭스바겐은 이번 추가 감축이 현실화할 경우 전체 생산능력이 900만 대 수준까지 축소되게 됩니다. 실제 판매량 역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지난해 기준 898만 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폭스바겐의 계속되는 구조조정은 글로벌 3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행보와 뚜렷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합산 730만 대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확실히 지켜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워 유연하게 대응하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 생산능력을 900만 대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두 그룹 간의 외형적인 판매량 격차는 불과 100만여 대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산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대규모 인력을 줄이고 공장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빠르게 채우느냐가 향후 글로벌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영 어려움은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 구매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능력을 줄이더라도 당장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 물량을 소진하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격적인 판촉을 펼칠 충분한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구조조정의 최전선에 있는 브랜드들이 하반기에 국내 시장에서 대규모 가격 할인에 나설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즉시 수입차를 계약하기보다는 유럽차 브랜드들의 재고 처분 전략과 가격 인하 동향을 여유 있게 관찰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그룹 구조조정 /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