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일보의 푸꾸옥 여행기사에 대한 유감(遺憾)’

(세리의 여행)

by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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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를 않나?’

뉴욕타임즈의 2026년 1월 1일 기사인 (금년에 꼭 가볼만한 여행지 52)에 대한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을 글로 옮기면서 큰 의미를 두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적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지들 대부분은 그동안 이미 먼저 꾸준히 소개되었고, 크게 조명받지 못한 새로운 여행지를 꾸준히 선정 발표하고 있으며, 기후나 환경 영향으로 점차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선정도 있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지구촌이 함께하는 축제들을 우선 선정 요건으로 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금년에 선정된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절대적 우선순위로 오해하는 일이 없기는 극구 당부까지 했던것이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세계 최대의 발행 부수를 기록하는 거대 언론의 기사인 만큼 그 영향력이나 파급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분명히 했다.

더해서 심지어는 푸꾸옥이 34위에 선정된 것에 대하여, 혹시나 베트남 정부와 푸꾸옥에서 여행사업을 하는 사람과 한국의 몇몇 여행사 입장에선 뉴욕타임즈의 선정을 그냥 넘길 수 없는 기가 막힌 호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말이다.

그런데 불과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그런 우려를 현실로 목격하고 말았다.

‘왜 슬픈 예감은 항상 틀리지를 않나?’

정말로 우연히(일부러 그런 일을 만들려 해도 만들 수 없는) J 일보의 주말 특별판이라 할 수 있는 J선데이 신문의 2026년 1월 24일 날짜의 기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해질 무렵 가장 빛난다…유럽 품은 푸꾸옥” 이라는 제목의 J 일보 이 ** 기자가 쓴 기사였다.



“더 유명해지기 전에 가봐야 하는 여행지” “몰디브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 베트남 서쪽의 맨 끝 섬 푸꾸옥(Phu Quoc)을 향한 외신의 평가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이국적인 볼거리가 많아 한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나라 중 하나다.

선셋타운(Sunset Town)에 도착하니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습하지 않고 따뜻한 1월 날씨(약 25~28도)를 한층 빛내주는 파랗고 투명한 바다, 그 해안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시계탑과 상점부터 호텔·리조트까지 모든 건물이 유럽풍으로 짜임새 있게 조성돼 탄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석양 마을이라는 야심 찬 명명(命名)에 걸맞게 아름다운 노을이 지면서 잊지 못할 절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800m 길이 키스브리지(Kiss Bridge)는 커플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다리 양쪽에서 진입할 수 있는데 중앙부가 30㎝ 간격을 두고 끊어져 있다. 커플이 서로 떨어진 채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키스를 하며 일몰과 함께 낭만적인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콜로세움 모양으로 조성된 정류장에선 인근의 작은 섬 혼똔(Hon Thom)을 오가는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다. 약 7.9㎞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라 탑승만으로도 인상적인 경험인데, 내려다보이는 옥빛 바다와 수많은 소형 어선이 또 하나의 절경을 제공한다. 혼똔에선 최신 시설의 워터파크 아쿠아토피아(Aquatopia)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목재 롤러코스터 등을 갖춘 테마파크가 아이를 둔 가족 단위 방문객을 반긴다.

“이탈리아 관광 명소 아말피 해안의 건물 디자인, 미국 엔터테인먼트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공연에서 각각 영감을 얻어 휴양지로 집중 조성된 선셋타운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부쩍 이곳을 찾아오는 여행객의 숫자가 급증했다.

푸꾸옥 방문객은 지난해 들어 11월 말까지 76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5%가량 증가했다. 베트남 정부는 푸꾸옥을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방문객이 30일간 무비자 체류 가능한 특별구역으로 지정했다. 푸꾸옥은 21개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 수천 명이 참석할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2027) 개최지로도 선정돼 손님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국에선 인천·부산·대구에서 직항편으로 5~6시간이면 푸꾸옥에 도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푸꾸옥 공항의 출국장은 최근 급증한 외국인 관광 수요를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가 적고 협소하다. 이를 염두에 두고 항공기 탑승시간보다 2시간 이상 빠르게 공항에 도착해야 불편 없이 귀국할 수 있다.




기사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간단명료해 보이는 잘 다듬어진 훌륭한 기사라고 하겠다.

그런데 왜 나는 이 기사를 읽고나서 허탈한 감정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더해서 ‘이것이 과연 사회적 지명도가 상당한 유명 언론사가 가지거나 내릴 수 있는 심도 있는 취재와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발표한 기사인가?’하는 의문을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일개 불로거나 작가는 자신의 주관적인 시선과 판단으로 얼마든지 쉽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주장일 수 있으며, 대신 그의 의견은 오로지 받아들이는 대상에 따라 공감과 비공감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나 언론매체의 종사자는 여러모로 상당부분에서 공공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고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공공매체의 힘을 통해 상당한 파급력을 언제든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충분한 자료 수집과 냉정한 평가와 차후로 발생하게 될지도 모르는 예상치 못한 여파에 대비해 사전에 충분히 합리적 공정성 등 만전을 기해야 하는 전제들이 보다 많아지는 것이다.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그 입에서 나온 말에 대한 책임을, 기술로 먹고 사는 사람은 그 기술의 실전에 대한 책임을,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은 그 글에 대한 책임을 늘 생각의 저변에 깔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광고업자처럼 이미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사전 의도에 따라 한 방향으로 무슨 수를 쓰든지 밀어부쳐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애초에 사회정의나 공공의 이익 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한의 이윤추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은 결단코 기업광고가 아니다.

J 일보의 푸꾸옥 기사는 신문의 지면 할애에 있어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정도라고 하겠다. 사진도 포함되니 말이다.

나는 이 기사를 취재해 올린 이모 기자를 전혀 알지 못할뿐더러, 그분을 폄하하기 위해서 이렇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사전에 분명하게 밝혀두고자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분이 이의를 제기해 오시면 정중하게 받아들여 다시 생각해 보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나의 생각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과하고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분명히 하고 시작하고자 한다.

하여 먼저 푸꾸옥 여행에 관한 자료를 베트남 여행사와 썬월드 홈페이지는 물론 네이버 이미지를 통해서 모아 보았다.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모습 이런 풍경 이런 감동들이 아마도 이모 기자께서도 보았던 푸꾸옥의 모습일 뿐더러, 앞으로 푸꾸옥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모 기자의 기사를 통해 충분히 기대되고 짐작될 수 있는 지금 푸꾸옥의 모습이라고 판단한 사진들이다. 아마도 기사 내용을 떠올리면서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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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일보에 올려진 기사는 거의 모두가 사실이며 잘 정리가 된 기사라는데 충분히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렇게 불편하게 아쉬움을 표출하는 이유는....... 너무 심하게 한쪽으로만 치우친 기사라는데 있다.

이것이 이모 기자의 개인 불로그나 개인 이름으로 출판된 여행 안내서의 내용이라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쪽으로만 심하게 치우친 기사가 J 일보라는 사회적 공신력을 가진 언론매체의 기사라면, 거기에서 파생될 수도 있는 문제나 영향력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해질 무렵 가장 빛난다…유럽 품은 푸꾸옥”

흠 하나 잡을데 없이 잘 쓰여진 기사다. 어쩌면 이번 구정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푸꾸옥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데에 나름 일조를 했을 수도 있겠다. 기사를 찬찬히 다시 한 번 읽어 보라. 어느 누구인들 당장 서둘러 푸꾸옥을 가고싶어지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말로 이게 전부일까?’

인파로 넘칠테니 공항으로 가는 시간을 좀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당부 아닌 당부 외에는 천편일률적인 푸꾸옥 칭찬뿐이니 말이다.

‘푸꾸옥이 정말로 몰디브에 버금가는 그런 세계적인 여행지일까?’

나는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그동안 베트남 여행을 다섯 번을 다녀왔고, 그중에 푸꾸옥 여행이 두 번 포함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번 기사가 베느남 정부 관광청이나 아니면 선월드 홍보팀에서 써서 송고해 온 원고였다면 나는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한 공신력있는 신문사의 기사라는데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다.

이모 기자분의 푸꾸옥 기사가 좀 더 공신력을 가지려면 적어도 다음의 이런 정도 내용이 첨가되었거나 별도의 부연 설명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필자는 생각한다.

최근들어서 해마다 베트남의 물가가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데 그중에서 푸꾸옥의 물가 상승이 가장 뚜렷해 보인다. 얼핏 푸꾸옥의 물가는 이제 한국의 물가에 비해 결코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유럽풍의 형형색색 화려한 건물들로 빼곡한 선셋타운의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공실율이 대충 70%에 이를 정도로 센셋타운은 그야말로 텅 빈 영화 셑트장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이 푸꾸옥의 이면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푸꾸옥을 찾는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선셋타운이 이 정도이니 푸꾸옥의 다른 지역 실정은 어떻겠는가? 훨씬 참혹하며, 일부 지역은 더이상 형용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도심을 벗어나기만 하면 섬 전체가 폐건설자재를 비롯한 쓰레기 천지다. 특히 비닐봉지 쓰레기는 두려울 정도다. 푸꾸옥의 쓰레기를 지금 당장 한곳에 모은다면 과거 우리나라 난지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보인다. 이 작은섬에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과연 가능할까? 그렇지만 지금 당장 무척이나 시급해 보이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거기다 버려진 들개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적지 않다.

그 흔한 베트남 환율 계산방법이나, 베트남 화폐에는 동전이 없다는 이야기 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케이블카를 타려면 표를 구매해야 하는데, 베트남에서는 키(신장)로 어린이. 청소년. 성인으로 구분해 요금을 차등 징수하며, 그 기준에 100cm와 140cm가 중요하다는 설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것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근자에 세상을 뒤흔들었던 캄보디아 사태 범죄집단의 소굴로 시아누크빌이 포함되었었다는 소식도 일체 언급이 없다.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의 남쪽 해안 중심 도시로 푸꾸옥에서 불과 60km 밖에 안떨어져 마주보고 있는 위치라서, 범죄집단이 언제든 푸꾸옥으로 탈출해 올 수 있다는 위험성에 그동안 꾸준히 노출되어 왔다. 베트남의 치안 담당 부서가 극도의 긴장상태로 경계심을 한껏 높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정도는 베트남을 찾는 한국 여행자들이 반듯이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중대사안이 아닐까 싶다.

베트남의 경제문제나 푸꾸옥의 관광사업 내막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런 두드러진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언급은 있었어야 공정한 언론의 보편 타당한 여행기사가 아니었을까? 개인 블로거라면 혹 모르거나 까먹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언론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베트남의 경제문제나 푸꾸옥의 관광사업 내막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런 두드러진 문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언급은 있었어야 공정한 언론의 보편 타당한 여행기사가 아니었을까?

단순하게 기사 내용만 보자면 베트남 푸꾸옥은 이제 지구상에 얼마남지 않은 최고의 지상낙원이 아닌가? 뭐하러 돈들여 시간들여 유럽까지 가야한단 말안가? 이탈리아 아말피 해변에다 미국 라스베가스를 옮겨와 섞어놓은 몰디브 같은 여행지가 비교적 가까운 베트남 푸꾸옥에 버젓이 존재하는데 말이다.

한쪽으로 심하게 치우친 기사가 아니라, 보편 타당한 선에서 공정성 있는 기사를 있는 사실 그대로 지면에 올려놓고, 그 선택은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으로 선택하게끔 자유롭게 맡기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렇게 유감을 표하는 것이다.

2026년 초.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유독 푸꾸옥 여행에 관한 기사가 넘쳐난다. 왜?


거듭 누구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아울러 필자 자신을 과신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면서도........ 어떤 매체에서 이 정도의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를 원해온다면, 나는 훨씬 가지런하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열해가면서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홍보 기사를 쓸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닐 것이다. 쓸 자신은 있지만 그렇게 쓰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이야기꾼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박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항상 진실을 전하고 싶고, 가끔 의견이 분분한 소재에 대해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소견이 담긴 주장이라는 팻말을 그대마다 따로 달며 난해한 문제들을 소신껏 다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중에 대하게 된 푸꾸옥 여행의 진면목? 아직 몰디브를 가보지 못했으니, 그럼 몰디브가 겨우 요런 정도라고? 리얼리? 그럼 난 안가도 되겠네?

일년 전에 써서 올린 필자의 여행기를 한 번만 읽었다면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푸꾸옥이 어떤 현실적인 양면의 얼굴과 당면한 과제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감히 자신할 수는 없겠지만....... 이모 기자께서 지난 내 푸꾸옥 여행기를 한 번만 읽어보시고 이번 글을 쓰기 위해 푸꾸옥을 방문했다면, 그 시선과 접근 방식과 풀어가는 이야기 방법과 결론이 사뭇 달라지지 않았을까?



“인천 공항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베트남 푸꾸옥에 도착했다. 소개받아 예약해 둔 여행사 가이드(도깨비. 피크타임.보물섬 등 많이 있다)에서 보내준 전용 미니버스에 오른다. 시차 적응을 위해 마사지를 받고 현지 로컬 식당에서 베트남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그러면서 푸꾸옥 여행에 관한 여러 자료와 정보를 제공받아 검토한 결과로 푸꾸옥을 대표하는 가장 핫한 여행지이자 이번 취재의 대상으로 혼똔섬을 선택한다. 혼똔섬 여행에는 선셋타운과 케이블카와 테마파크 공원이 하나의 컨셉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거기에 관한 자료와 스케줄에 대해서 가이드와 집중 토론을 한다. 미니버스를 타고 유럽풍의 건물들로 빼곡한 선셋타운의 곳곳을 둘러본다. 가이드의 세세한 설명과 친절한 안내에 따라 이번엔 세계 최장이라는 케이블카(사실은 현재 두 번째)에 올라타고 혼똔섬으로 들어간다. 시간 관계상 물놀이를 즐길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서, 그중에 한 가지를 탁 찍어서 쳐다보기만도 두려운 우드 롤러코스타를 타본다. 즐거움보다 혹독하게만 느껴졌던 공포체험이 지극히 이색적인 푸꾸옥만의 독특한 여행상품처럼 각인된다. 물놀이장을 체험하지 못했으니 락커룸의 기가 막힌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도 친절한 가이드는 이곳의 뷔페가 가히 일품이라면서 안내를 해주는 통에 한국의 뷔페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선월드의 뷔페 점심을 아주 풍요롭고 환상적인 레스토랑 체험으로 느끼게 된다. 그게 테마파크 체험의 전부였다. 우드 롤러코스터를 타고 뷔페를 즐긴 것이 전부였다. 물놀이를 안 해보았기에 많은 블로거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혼똔섬에서는 썬캡이 필수구요’‘선 크림을 꼭 발라주어야 해요’ ‘놀이 기구 이동할 때 바닦이 매우 뜨거우니까 아쿠아 슈즈를 꼭 신어주세요’‘샌달이나 크록스는 기구를 탈 때 벗으라고 하니까, 타고 나서 다시 한참을 돌아 가지러 가기 귀찮아져요. 그러니까 아쿠아 슈즈 잊지마세요.’하는 흔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 다시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고 타운으로 건너와 키스 오브 더 씨 브릿지로 향한다. 저녁마다 펼쳐지는 세계최대 규모의 멀티미디어 아트쇼 ‘키스 오브 더 씨’야말로 푸꾸옥의 랜드마크이며, 진정한 세계수준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장이라고 소개하는 가이드의 친절한 안내에 귀를 기울이며 세세하게 메모를 남긴다. 그리고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댄다. 현란한 불빛 쇼에 넋을 잃을 정도로 빠졌던 터라 공연이 끝나고 적막이 찾아와도 이미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서둘러 다시 미니 버스에 올라타고 귀국을 서둘며 공항으로 향한다. 오늘 급하게 찍은 사진들을 검색해 보고, 메모를 살펴보고, 가이드에게 보충 질문을 하고, 여러 자료들을 넘겨 받는다. 그리고 자정을 넘겨 벼락치기 푸꾸옥 여행을 마치고 대한민국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저절로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잠에서 깨니 비행기는 어느새 인천공항 상공에서 랜딩 기어를 내리고 있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마중나온 신문사의 차를타고 곧바로 출근을 한다. 책상에 앉자마자 출장 보고서 대신 ‘푸꾸옥 기사’를 써서 올리라고 재촉 한다."

‘지난 24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

모든 기억들이 가물가물 잡힐 듯 잡힐 듯 다가오다 멀어져 가고, 생각이란 것은 전혀 제자리를 찾아서 앉을 생각조차 안한다.

모니터 화면만 멍하니 쳐다보면서....... 애꿋은 자판만...... 몇 자 썼다가 지우고, 다시 썼다가 또 지우고......... 이를 지켜보던 직장 동료의 독촉에 결국........ 문장을 하나 선택했다.(어디까지나 이런 이야기는나의 상상일 뿐이다)


“해질 무렵 가장 빛난다…유럽 품은 푸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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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사러 락커룸 근처로 갔는데 병아리들이 갑자기 물줄기가 여럿 솟아오르는 분수 놀이터로 뛰어들었다.

뭐 엉덩이가 뜨거워서 그렇다나 어쨌다나?

쬐금 해괴망측한 시츄에이션을 연출하더니 이내 이번엔 카라비안 베이로 간다고 한다. 여기에서의 카라비안 베이는 우리나라 애버랜드에 있는 파도풀을 가리키는 것으로, 혼똔섬 아쿠아토피아 워터파크에 있는 파도풀의 정식 명칭은 파라다이스 베이 풀(Paradise Bay Pool)이다. 인공 파도를 즐기며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이다.

파도 크기가 높은 다소 깊은 지역으로 우르르 몰려가더니 한참 지나 태리만 슬그머니 나와서 할아버지 옆에 드러눕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휴식을 취한다. 우리집 최고의 스테미너 여왕도 이 무더운 날씨에 지속적인 물놀이는 다소 힘에 겨운 모양이다. 그럼 작은애 세리는 또 뭐여? 파도에 쓸려 다니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달려와 할아버지에게 물을 끼얹고는 또 쏜살같이 달려 도망친다. 저 녀석은 안 지치나? 거기다, 그럼 저 할머니는 시방 또 뭐여? 다쳤던 무릎 수술 부위가 아프네 어쩌네 하더니, 어깨도 결리고 허리까지 아프다더니 저 끄떡없는 노익장 체력은 또 뭐냔 말이여? 시방? 어째 불안한데?

밤에 사방 저리니 시리니 아프니 하면? 어쩌겠어? 매일처럼 또 술타령으로 통증을 마취시키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어? 헐!!!

한참이 지나도 한 번 나왔던 태리는 다시 들어갈 생각을 안하고, 궁금했는지 세리와 할머니가 나와서는 여기 상황을 점검하더니 음료수 하나 해치우더니 이내 다시 파도풀로 뛰어간다. 진짜 파라다이스가 파도 저쪽에 있는 것일까?

이곳의 주인인 선그룹이 아쿠아토피아 워터파크에는 정말 사운을 걸다시피 노력을 많이 했나보다.

다양한 시설이나 주변 환경이 정말 일품이라는 느낌이 팍 생겨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은 먼 과거 속의 원시 정글을 테마로 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연출하고자 했고, 그런 곳곳에 초현대적인 슬라이드와 다양한 시설들을 마치 숨겨놓듯이 꾸며서 배치해 놓았다. 6개의 각기 개성을 가진 구역으로 나누고, 그 안에 약 20여개의 최신식 워터 슬라이드들이 설치되었다.

노랑색은 포세이돈 리벤지고 초록색은 메두사의 트랩이며, 우측의 놀이기구는 씨드래곤이다. 색깔이나 모양이 우리나라 오션월드에 있는 놀이시설과 똑 같다. 그리고 그 안쪽 가장 깊숙한 곳이 바로 우리가 있는 파라다이스 베이 파도풀이다.

세리랑 할머니랑 모두 화이팅!

좀 더 있더니 결국 가뜩이나 심심해 졌는지 우리 스테미너 여왕이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파라다이스를 향한다.

그래도 할아버진 못 움직여. 이 자리를 사수해야만 혀. 챙길게 있잖아. 그런데...... 슬슬 심심해진다.

무료해서 따끈따끈한 바닦에 그대로 드러누워 본다.

흐드러진 야자수 나뭇가지 위로 매달린 홍씨처럼 생긴 케이블카 캐빈들이 뭐가 그리도 바쁜지 연실 오고가고 있다.

‘할아버지. 오늘도 바람이 세게 불면 케이블카 대신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나요?’

아침에 세리가 일년 전 나짱 빈펄랜드에서 체험했던 일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왔던 것이 불쑥 떠올랐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케이블카 대신 쾌속선을 타고 바다를 건넜다.’ 이게 지금 말이 되는 건가?

어느새 또 쓰잘데 없는 관심과 생각에 곧 잘 열중하고 마는 나만의 독특한 버릇이 또 슬슬 작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아니 그런가?

케이블카가 정상 작동하는 것이 불안할 정도로 바람에 세차게 분다면, 당연히 그 케이블카 아래 바다의 상황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항구에서는 전혀 바람기를 느끼지 못하는데도, 먼바다에 파랑주의보가 내려졌다면서 일절 모든 배들의 운항이 중단되는 경우를 이미 여러 번 겪었던 경험이 내게는 있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심하게 흔들려 안전이 심히 걱정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쾌속선 운항으로 케이블카 운행을 대체한다는 사실이 어디 쉽게 납득이 되느냐는 말이다.

무슨 헬리콥터도 뜰 수 없는 비상사태 때문에 쾌속선이 위험을 무릎쓰고 대신 운항한다면 모를까, 케이블카 운행이 위험해서 배를 대신 띄운다? 케이블카가 바람 때문에 멈출 정도면 당연히 배도 위험하니 띄우지 말아야지.

그런데 나짱 빈펄랜드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 그것도 수시로 자주 말이다. 우리도 직접 체험을 했고, 그 체험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때문에 정확히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오늘 아침에 세리가 그 기억을 되살려 끄집어 냈던 것이다.

왜?

도대체 왜 그런 억지스런 일들이 자꾸 당연한 일상처럼 반복되는 것이지?

오늘도 나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쓸데없는(?) 일에 또 신경이 쓰이고 원인 분석을 위해 나름 부지런히 머리를 회전시키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 알았다. 그래서 그랬구나? 틀림없어. 바보들. 그랬으면 얼른 고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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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쯤에서 아쿠아토피아 워터파크(Aquatopia Waterpark) 나들이를 마치기로 했다.

모처럼 화창하고 무더운 날씨를 맞아 마음껏 뛰어놀다 보니 슬슬 지쳐갈 만도 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오늘은 더이상 미련이 없을 만큼 충분하게 즐겼다.

그리고, 혼똔섬 아쿠토피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꼭 잊지말고 명심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케이블카 운행시간이다. 중간중간에 운행점검과 휴식(브레이크타임)이 있기 때문이다. 놀이동산을 가는 것은 여행자 마음이지만 아무 때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는 없다는 뜻이다. 덕분에 해가 질 무렵의 퇴근 시간(?)에는 대부분의 아쿠토피아를 찾은 여행객들이 나가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에 엄청난 혼잡과 긴 대기 시간을 단단히 각오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피크타임보다 조금 일찍 서둘러 나들이를 마치기로 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었다.

물품 보관소(락커룸)가 문제였다. 야간 개장까지 염두에 두고 이 시간에도 이곳을 찾아 온 새로운 손님이 길게 줄을 선 마당에. 거기에 더해서 이젠 나가기 위해 카운터를 찾은 여행자까지 섞여 길게 여러 개로 나뉘어 줄을 섰음이요, 고성이 오가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그 핵심에도 내가 보기에는 여전히 그넘의 디파짓(보증금) 때문이다. 나갈 때 락커 열쇠만 반납하고 나가게 만들면 지금 벌어지는 혼돈의 40% 정도는 사라질 텐데, 열쇠를 잊어버렸으면 당연히 락커를 못 열테니 카운터에 확인하고 보상금을 물고 조치를 받지 않겠는가. 이미 돈을 내고 빌려 간 타올이나 기구는 한쪽의 별도 코너에서 숫자만 확인해서 조치하면 될 터인데, 여기 워터파크에서 벌어지는 모든 조건부 행위들이 오로지 한 장소의 네 개 카운터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 업무의 처리 능력이 미흡할뿐더러, 치명적으로 언어 소통이 거의 절망적이다. 네 개의 코너가 전부 이런 상태에서 한두 명의 영어에 익숙한 직원이 쫓아다니면서 소통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데, 사실 단순 업무 어느 하나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락커룸을 빌리려면 의무적으로 디파짓을 받았는데, 그냥 돌려받으면 끝인 열쇠를 돌려받으면서 또 돈 통을 열어서 매번 현금을 확인하고 되돌려 주는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하느냔 말이다. 거기 누구나 돌려 쓰는 타올이 디파짓 보다 훨씬 비쌀만큼 좋은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여행자들이라면 적어도 그런 타올 그냥 준다고 해도 다들 놓고 나올 것이다. 부피 차지하지 이미 젖었지, 그다지 고급스런 뽀송뽀송함도 없으니 말이다.

거기다 더해서 정작 심각한 문제는 또 있다.

락커룸도 통로가 협소하고 비좁은데다가, 물놀이를 하고 나왔으면 반듯이 뒤따르는 샤워와 옷갈아 입는 과정에서의 혼란과 복잡함은 더 이상 어떻게 이루다 형용할 수가 없다. 시설의 부족함도 당연하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샤워실을 포기하고 그냥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선택을 하게된다. 아이들은 그냥 락커룸이나 아무데서나 그냥 대충 벗고 입고 한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병아리들은 절대 그런 허술한 정도의 무개념을 받아들일 수 없다. 세리의 표정을 보니 지금 많이 당혹스럽고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뾰루퉁한 표정이다. 그런데 장난꾸러기 할아버지는 그런 상황과 그런 표정이 좋다. 새로운 모습을 곧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 작은 병아리 세리, 그런데 어쩌겠니? 그런 모습이 더 예쁜 것을. ㅎㅎㅎㅎㅎ.

샤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데서나 훌렁 옷을 벗는것만은 절대 안된다. 공공장소에서의 공개노출은 여성으로서의 절대 존엄을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병아리가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나 된다. 더하여 할아버지가 아무리 도와주고 싶다고, 녀석들을 데리고 비교적 한산한 남자화장실을 갈 수도 없지 않은가.

할머니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작은 병아리 먼저 데리고 길게 늘어선 여자화장실 줄을 서고, 큰 병아리는 따로 옆줄에 선다. 작은 병아리 옷을 갈아 입히고 나와 할아버지에게 인계하고, 자기 옷을 챙겨서 큰 병아리 뒤에 서서는 비좁은 화장실에 둘이 함께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기가 막힌 테마파크의 마지막 피날레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얼씨구?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하려 하는데, 어디선가 <카라비안 해적> 영화에 나올법한 옷차림의 무용수와 배우들이 우르르 몰려 나온다. 길거리 즉석 공연을 하려는 것이다. 공연이라면 항상 어디서나 죽어라 열광하며 매달리는 우리 병아리들이고 보니 당연하게 뒤를 쫓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흡사 동유럽의 어느 도시 광장에서 펼쳐진 집시들의 공연처럼 멋있고 즐겁고 매력적이었다.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공연 중간에 어린이 구경꾼들을 불러내어 함께 춤추는 시간이 짧게 있었는데, 불쑥 우리 세리가 뛰어나가 어울리더니, 마치고 돌아설 즈음에 저 스스로는 마치는 게 몹시 아쉬웠는지 느닷없이 가랑이 찢기를 하면서 풀썩 주저앉아 버린다. 공연하던 남자 배우가 놀라 박수를 치고, 몰려든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며 박수 세례를 보내오자, 놀라서 머쓱해진 표정으로 달려와 할머니 품에 안긴다.‘우리 세리에게 이런 용기와 재주가? 겡구와 짱구에게도 알려줘야지.’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려 환호와 박수갈채를 원없이 보내주고 나서 서둘러 케이블카를 타러 이동했다.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서둘러 나서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만, 길게 줄을 서거나 혼잡할 정도는 아니었다.

케이블카에서 병아리들 표정을 살피니 오늘 하루도 무척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겠다. 방금 떠나온 아쿠토피아 테마파크 한 번 돌아보고, 서서히 다가와 나타나는 선셋타운의 새로운 아름다운 전망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

굿.바.이.혼.똔.섬.고.마.워.




%EB%8B%A4%EC%9A%B4%EB%A1%9C%EB%93%9C_(2)-side.png?type=w966 선월드 그룹의 혼똔섬 케이블카.
image.png 빈 그룹의 나짱 빈펄랜드 케이블가와 쾌속선.



이쯤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게 베트남의 개발사업과 케이블카의 상관관계가 아닐까 싶다.

나짱(Nha Trang)의 빈펄랜드가 2006년부터 꾸준히 영업을 해오면서 왜 툭하면(바람이 좀 많이 불면) 케이블카 운행을 중단시키고 거센 파도를 헤치는 수고를 감내하면서 쾌속선을 운행하느냐?

그 해답은 지극히 간단하고 명료하다.

‘절대적 안전 기준과 조건에 미달하는 부실공사’였기 때문이다.

나짱 빈펄랜드의 케이블카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지반 구조와 형태는 물론 여러 주변 환경적 여건의 평가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사업적 욕망만으로 마구잡이식으로 밀어부친 결과로 건설단계에서부터 이미 부실의 평가와 지적을 받아왔다.

빈 그룹이 야심차게 기획하여 완공한 나짱 빈펄랜드에서 케이블카는 그저 단순한 영업에 필요한 운송 수단이었을 뿐, 절대적으로 꼭 필요한 조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준공 허가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 지적되었지만, 보강과 보완을 약속하면서 어찌어찌(?)해서 종국에 영업허가를 정부로 받아냈다. 빈펄랜드는 시작단계에서 최종 허가의 단계까지 수없이 많은 사고와 사건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언제나 부실공사와 뇌물과 불법이 문제였다. 베트남 최고 대기업과 공산당 일당독재가 지배하는 베트남의 정치 권력이 엮어내는 ‘베트남의 개혁과 미래’라는 표어만 거창하고 속내는 막장인 대하 역사드라마였다. 해마다 정초가 되면 최고 권력의 핵심들이 부정축재와 뇌물 사건으로 뉴스와 언론 매체를 도배하면서 쇠고랑을 찼다. 늘 반복되는 연례행사였다. 반면에 거대자본들은 꾸준히 세를 확장해 나갔다.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는 일당독재의 정치권력과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 주도의 자유시장 경제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순의 결과였다.

기업이 돈벌이를 위해서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고 허락을 받아야만 하지만, 이 난관을 기업은 언제나 뇌물로 극복해 나갔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모순된 구조적 결함을 누구도 나서서 뾰족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공산당이 일당 지배를 포기할리가 없고, 기업이 이윤추구를 포기할리가 없으니, 태생적으로 구조 자체가 모순덩어리인, 그저 막연하게 끝이 안보이는 악순환의 되풀이일 뿐이다.

결국 부실공사와 부실한 인허가의 결과로 케이블카 안전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된다는 것은 빈펄랜드 전체가 멈춰 선다는 뜻이된다. 이는 곧 빈 그룹이 망하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존의 케이블카를 철거하고 다시 만드는 방법이 유일한 결론이었는데, 그 어마어마한 비용과 공사 기간의 공백을 어떻게 포기하거나 메꿀 수가 있겠는가? 빈그룹은 이번에도 공개할 수 없는 특별한 비책(?)을 동원해 기어코 운행 허가를 다시 받아냈다. 공개는 할 수 없지만 누구나가 익히 짐작하고 잘 알 수있는 그 비책이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놀라운 효과를 드러낸 것이다.

케이블카 안전에 관한 대대적인 보강과 보완 작업이 벌어졌다. 그렇게 빈 그룹이 빈펄랜드의 사활을 걸고 대대적인 안전 보강 작업에 매달렸는데, 결론은 지극히 보편타당한 조건(날씨)에서는 그럭저럭 안전하다고 판정할 수 있다는 정도의 평가가 내려졌다. 다시 말해서 날씨가 쾌청하고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얼마든지 케이블카 운행이 가능하다는 평가였다. 더해서 부연설명을 하자면, 바람이 조금만 거세게 불거나 비바람이 치는 경우에도 케이블카 운행이 안전하다는 판정만은 도저히 허락할 수가 없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빈 그룹은 그야말로 초상집이 되었다. 그러다가 신묘한 계책을 하나 찾아냈으니 바람 때문에 케이블카 운행을 할 수 없는 때에는 쾌속선을 이용해 바닷길로 손님을 이동시킬 테니, 어떻게든 빈펄랜드 영업 허가권을 되돌려 달라고 급구 사정하는 지경에 이르게된 것이다.

우리나라였다면 당연히 절대 불허다. 허가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 생기게 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케이블카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기준조건에 적합하게 새로 만들던가, 새로운 방도로 아예 다리를 놓지 않으면 절대로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가능하기도 하다. 돈의 액수가 문제가 될 뿐이지 절대 불가능이란게 없는 나라가 베트남이 아니겠는가? 어쨌거나 빈펄랜드 영업허가가 발부되어 지금까지 버젓이 똑같은 그런 방법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로부터 장장 20년이 지났음에도 말이다.

대신 그 사건(나짱 빈펄랜드 케이블카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과 교훈을 받은 기업가들도 많이 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 바로 선월드 그룹 회장이다. 그리고 그런 교훈 덕분에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길고 가장 안전하다고 자부했던 혼똔섬 케이블카(Cáp treo Hón Thơm / Phu Quoc Cable Car)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양쪽을 다 타본 필자가 안정성의 실체를 증명해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더 불쑥 떠오르는 의문이 한가지 더 생긴다.


‘왜 베트남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리 놓을 생각을 안하고 케이블카에만 매달리지?’



우리나라에서 도시(경제활동 및 거주목적)를 건설한다거나, 산업단지(생산시설)를 만들거나 대규모 위락단지(여가선용 및 관광목적)를 만든다면, 가장 먼저 다리를 놓고 터널을 뚫어서 원활하게 접근이 가능한 도로 건설이 가장 먼저 시급한 과제가 된다. 다음으로 생활용수. 전기. 가스 등의 시설 계획이 뒤따르고 나중에 공원 조성이나 주차장 확보를 비롯해 쓰레기와 하수처리까지 세부계획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애초의 건설 기획단계에서부터 가장 핵심으로 강조되는 것은 언제나 길(도로)의 확보다. 길이 먼저 확보되면 나머지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지금 들여다보이는 베트남의 모든 건설사업은 길(도로)의 확보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항상 케이블카 건설에 우선을 두고 그런 접근 방식에서 건설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 동안 베트남 전역에 걸쳐 수십 곳의 도시와 관광 시설에 약 26개의 케이블카 노선이 차근차근 건설되었다. 하나 같이 늘 세계 최고 최장을 염두에 두고 벌이는 신기록 갱신의 경연장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결과들로 사실 재벌 기업의 순위 변동이 있을 정도였으니 결코 틀린 지적도 아니라 생각된다. 이게 얼마나 놀라운 수치인가 하면, 지난 100년간 유럽의 알프스산정에 설치된 수백 개의 스키 리프트 건설의 시간과 수치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들에게 30년이 더 지나면 베트남 전역에 어쩌면 알프스 스키 리조트와 비슷한 숫자의 케이블카가 들어설지도 모르겠다.

왜 베트남은 저렇게 케이블카에 열중하는가?

어떤 공학자는 케이블카라는 현대적인 시스템이 섬이나 외딴 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놀라운 공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의 대중교통 수단이 맹점으로 가지고 있는 환경보호 필요에서 저탄소 배출을 위한 최고의 교통수단이며, 땅을 밟고는 경험할 수 없는 풍경과 감동을 선사해주어 이를 통한 지역 관광 발전에도 크게 기여 한다고 칭찬일색을 늘어놓는다.

나도 그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베트남의 지형이 산, 숲(정글), 섬이 많아 케이블카 시스템 구축에 매우 적합하다는 점엔 충분히 동의하지만, 그들에게 충분한 기술과 자본과 시간이 있다면 그들도 사실은 저렇게 케이블카 우선 일변도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류 운송의 양이나 안정성이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살펴볼 때, 케이블카는 감히 도로(길)을 대신할 수 없다. 케이블카는 애초 태생적으로 부득이 한 환경이나 경우에 도로(길)를 부분 대체하기 위하여 탄생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기업들이 케이블카 건설에 매진하는 근본 이유는 도로 건설에 비교해 건설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며,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따른 환경 피해가 그나마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대한민국에는 있는 3가지가 베트남엔 없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 그 3가지가 도대체 무엇이냐?










---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이야기에서 (베트남 경제개발과 케이블카)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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