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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AIDA> 해석

이시스 여신의 자비로 완성되는 이야기

by Prompt Side

이시스라는 이름은 ‘왕좌’를 뜻하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그리스어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머리 위의 상징물도 왕좌 모양이다. 이는 파라오의 권력과 힘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시스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이름을 가진 신, 기본적으로는 모성과 마법 그리고 생산의 여신이지만 즐거움과 풍요, 미의 여신으로도 불리며 이후 호루스의 부인인 하토르와 동일시되는 과정에서 사랑의 신으로도 불린다.

이시스는 이름을 셀 수 없는 여신이며 이는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진 것과는 다르다. 이시스는 여신 그 자체이며, 고대 이집트 왕국은 이런 여신의 자손이라 불린 파라오의 나라다.

따라서 파라오를 이시스 여신의 계승자이자 이시스 여신 그 자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이상할 것도 아니다.

아이다의 첫 넘버인 'Every Story is Love story'는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마주치는 박물관에서 암네리스가 눈을 뜨며 시작된다. 마치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암네리스는 그들보다 먼저 둘을 알아보고 파라오의 권능을 상징하는 호루스의 눈은 그 눈을 뜨며 붉게 타오른다. 그리고 우리에게 두 사람의 과거를 보여준다.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였지만 결국 Written in the Stars 에서 자신들의 운명(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암네리스의 변화는 이 순간 시작된다.(I know the Truth)

암네리스는 어쩌면 이 둘의 사랑을 진정 알아보는 유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두 사람을 한 무덤 속에 영원히 묻기를 바랐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영혼은 죽지 않으며 언젠가 인간은 부활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두 사람을 한 데에 묻은 것은 두 사람이 부활하는 날, 곧장 서로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선포의 장면에서 암네리스는 자신이 파라오가 될 것이라는 뜻을 전하며 이시스 여신의 딸로 자기 자신을 칭한다.

다시 극의 시작이자 마지막으로 돌아오자.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자꾸만 부딪히고, 눈빛을 주고받지만 서로를 알아보지는 못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가운데에 암네리스가 서고, 둘보다 먼저 두 사람을 알아본 암네리스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 둘은 서로를 알아보며 암네리스는 눈을 감는다.

이시스 여신의 또 다른 칭호는 운명과 숙명의 지배자.

작은 관이 닫히며 함께하던 고대 이집트의 연인과 운명적인 마주침에 의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 이 연인들의 시작과 끝은 모두 이시스 여신의 자비로부터 비롯된다.

신에 의해 이루어지는 세상,
이것이 아이다의 배경인 고대 이집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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