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대신 쓸 수 없는 한 문장처럼
《어디에도 똑같은 바람은 없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마다
호수는 스스로를 다시 썼다.
구름은 흘렀고,
같은 모양을 두 번 그리지 않았다.
햇살은 잎맥을 따라 흘렀고,
나무는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했다.
매미가 울던 자리에선
다른 날의 침묵이 자라고,
그 침묵조차 하나의 기록이 되었다.
산은 매일 같은 자리에 있어도
늘 다른 이야기를 품었다.
누군가 그 이야기를 베끼려 해도
바람의 결까지는 옮기지 못했다.
새는 노래를 남기지 않았지만,
울림은 어디선가 계속 살아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은 단 하나였다.
흉내는 쉬워도, 존재는 어렵다는 것.
자연은 늘 자신만의 흔적으로
이름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