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어딘가로 숨을 수 있어도 괜찮아
살다 보면 꼭 ‘어디로 가야 한다’는 마음이 따라붙는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밀어붙인다.
어디쯤 가야 괜찮은 사람일 것 같고, 어느 정도는 버텨야 어른인 것 같아서.
그런데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잠깐 비켜나가도 괜찮은 건 아닐까.
짐은 가볍게 챙기자.
꼭 필요한 건 네 손 하나면 충분하다.
어디든 좋아.
새로운 여행지가 아니어도,
너랑 함께라면 충분하다.
네가 손을 내밀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잡을 거다.
서로를 꽉 붙잡고 있다는 것,
그거면 어디든 괜찮다는 걸,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빠를 필요도, 잘할 필요도 없다.
늦어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다.
네가 지치면, 그냥 내 옆에 앉아도 좋다.
울어도 된다. 꼭 웃을 필요는 없다.
괜찮아.
우리는 잠깐 어디로 가도, 다시 돌아오면 된다.
그러니까 가자.
조금 쉬고, 조금 웃고, 조금 울고.
같이 걸어보자.
너와 나의 속도로.
그거면 충분하니까.
그거면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