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머무는 마음
이 글은 어쩌면 조금 흐트러져 보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나는 글을 쓸 때마다 끝없는 수정 속에서 완벽을 좇았다.
단어 하나, 쉼표 하나에도 예민하게 매달리며 글이란 예술이고, 예술은 완전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
다듬어지지 않아도 좋고, 문장이 비틀려 있어도 괜찮다.
그 안에 나의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온전한 예술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완벽을 내려놓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써보려 한다.
달빛이 닿는 들판의 가장자리에 피어 있던 노란 꽃 하나, 달맞이꽃이 이번 글의 주제이다.
달맞이꽃은 낮 동안 세상의 눈을 피하듯 고요히 숨죽여 있다가,
해가 저물고 달빛이 내릴 즈음에야 조용히 피어난다.
세상이 잠들고 나서야 자신을 드러내는 그 모습은 어쩐지 사람의 마음을 닮았다.
말하지 않아도, 드러내지 않아도, 그저 존재함만으로 전해지는 무언의 사랑처럼.
누군가를 향해 고백하지 않아도, 그리움이 향하는 곳이 없어도,
그 마음은 여전히 피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이 밤공기 속에 흩어지고,
달빛은 그 위를 조용히 쓰다듬는다.
그것이 바로 무언가의 사랑이 아닐까.
끝내 닿지 않아도 괜찮은, 다만 존재하고 있음만으로 충분한 사랑.
달맞이꽃은 늘 기다림의 시간을 견딘다.
햇살 아래선 피어나지 못하고, 오직 달의 부름을 들을 때에야 깨어난다.
그 기다림은 서러움이 아니라 인내이며,
시간 속에서 꺼지지 않는 믿음이다.
세상에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나는 달맞이꽃 앞에 서면 늘 고요해진다.
그 노란빛이 내 안의 소음을 잠재우고, 오래된 감정들을 조용히 비춘다.
사람의 마음도 어쩌면 그런 꽃과 같아서,
누군가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달빛 아래, 나는 문득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한다.
큰 목소리로 세상을 밝히진 못해도,
누군가의 어둠을 살며시 덜어주는 존재.
한 줄기 달맞이꽃처럼,
말없이 피어나 누군가의 마음에 남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