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삶 속에서 수많은 질문과 받아들여지는 순간의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늘 항상 답이 없는 인생의 시험지를 받아 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른조차 해답을 모르는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력인 어린 학생들의 인생은?
공부란 틀 속에 갇혀 ‘시험’이라는 것에 평가를 받으며 그걸로 잣대 삼아 저울질당하며 평가받는 학생들.
그들이 바라고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학력 향상 중심 학교’라는 것을 지표로 학부모들을 혹하게 만드는 송중초등학교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 6학년 7반에는 어떤 아이들이 있을까?
영훈 : ‘퍼펙트 보이’라 불리며 어른들이 시키는 것을 어긴 적도 없고 흠잡을 데도 없는 그런 아이. 늘 100점을 맞고도 별 표정이 없고 친구도 없이 늘 혼자인 아이. 공부를 할 때 집중이 잘 되는 약을 먹고 있다.
수호 : 수학 시험에서 20점을 맞는다. 그 때문에 지각을 하면 1분에 한 대씩 맞아야 하고, 65점이 넘지 못하면 체벌하는 수학 전문 학원에 다니고 있다.
호준 : 유치원 때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울고 있을 때, 세희가 준 알사탕으로 위로를 받는다.
그 후 알사탕을 먹으며 따스한 위로를 받는다. 5학년 때 전학을 온 세희를 다시 만나게 되고 세희를 좋아하지만, 그럴수록 자꾸만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세희 : 시험을 100점 맞고도 기쁘지 않다.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운 세희는 윤미와 윤미의 패거리들 속에 외면당한다. 엄마한테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졸라가면서 그들과 카톡으로 소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영훈이 엄마와 친구인 세희 엄마는 늘 영훈과 세희를 비교하며 공부에 더 집중하라며 세희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다. 그들의 틈 속에서 끼지 못하는 세희는 늘 혼자다.
민기 : 시험에서 15점을 맞고도 기죽지 않고 늘 헤헤거리며 웃는 아이. 그런 민기에게 어마 무시한 일이 일어난다.
민기는 방과 후 집으로 가다가 정체 모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시험지를 빼앗긴다.
이런 일을 믿지 못하는 담임 선생님과 엄마, 아빠마저도 장난으로 받아들인다.
그 후 수호, 호준, 세희도 시험지 괴물에게 시험지를 빼앗기게 된다.
시험지를 빼앗긴 아이들은 힘을 합쳐 '시험지 괴물'을 물리칠 작전을 세운다.
드디어 아이들은 약속을 정하고, 괴물을 물리칠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한편 수호는 학원에서 쫓겨날 위기에 참석을 못 한다고 말한다.
세희 또한 윤미와의 약속 때문에 아이들과 한 약속을 어긴다.
세희는 윤미를 만나러 약속 장소에 가지만, 윤미와 그 패거리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시 뭉친 아이들은 합심하여 괴물을 물리치기로 하고, 각자의 장비를 챙기고 약속 장소에 모인다.
드디어 괴물이 나타나고 아이들은 괴물의 꼬리를 잡고 배트를 휘두르며 괴물이 하늘 위로 뛰어오를 때, 축구공으로 괴물에 머리를 맞추고 비비탄을 맞춰 아이들은 함께 괴물을 물리친다.
손등에 피가 흐르는 호준이를 보고 세희는 손수건을 꺼내 호준이의 손등을 덮어준다.
둘은 대화를 나누면서 호준은 세희가 유치원 때부터 자신을 기억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민기는 다친 팔로 부모님이 계신 세탁소에 가서 20점 맞은 시험지를 보여준다.
민기의 아빠는 시험지 따위가 뭐가 중요하냐며 다친 민기를 업고 병원으로 향한다. 민기는 오랜만에 기대어 보는 아빠의 등에 따스함을 느낀다.
세희는 휴대폰을 꺼내 윤미를 비롯한 여자애들 이름을 지운다. 그리고 괴물을 같이 물리쳤던 친구들과 앞으로 친해질 아이들의 이름을 채우기로 한다.
수호는 학원으로 가서 65점이 넘은 시험지를 선생님께 보여준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학원에 다니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시험지 괴물을 물리치면서 자신을 괴롭히던 무거웠던 마음의 짐들을 홀가분하게 다 벗어던진다.
괴물은 시험지를 토해내고 마지막 시험지까지 다 토해내자, 괴물의 형상을 벗어나게 된다.
괴물 녀석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영훈이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영훈이의 엄마는 그렇게 차갑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하지만 영훈이는 휴대폰을 들고 있는다.
영훈이는 수화기를 입에 대고
“오늘 친구들과 너무 재밌게 놀아서 시간이 이렇게 지난 걸 몰랐네.
... 나 잘했지? 응? 엄마…….”
당연히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훈이는 토해낸 시험지를 땅속 깊이 묻는다.
“잘 놀았다!”
영훈이는 팔꿈치로 눈물을 훔치고, 비틀거리며 산길을 내려간다.
책 속에 등장하는 네 명의 아이들은 모두 각자 처한 문제들 앞에서 힘들어하고 주저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서로를 위해 손을 맞잡는 순간, 괴물처럼 커다랗고 절대 물리칠 수 없을 것 같던 문제들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합니다.
함께 힘을 모으고 용기를 내어 맞서려고 할 때 세상은 비로소 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세상의 괴물들에게 당당히 맞서 행복을 찾기를 바랍니다.
‘시험지 괴물’이란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었다.
항상 공부만 하던 영훈이가 약을 먹고 괴물로 변한다는 것은, 공부만 하는 괴물 같은 아이들이 이 세상을 움직이고 지배한다는 끔찍함. 어쩌면 괴물처럼 비인간적인 사람들에 의해 세상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을 예측하는 그런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책 속에 나오는 친구들이 서로 똘똘 뭉쳐 괴물을 물리치는 장면은 통쾌함과 안도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 주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
프리랜서 강사인 내가 지금 또는 앞으로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공부로 친구들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꿈을 갖는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그 꿈을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나의 딸, 아들도 그렇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7살 딸아이, 5살 아들과 주말이면 항상 밖으로 나간다. 그날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에 갔었다.
아이들은 모래놀이를 하다가
“어? 개미! 개미다!!”
아이들은 자신처럼 작은 개미를 좋아하는 탓에 개미를 유심히 관찰하였다.
“엄마! 개미는 뭘 먹고살아?”
“개미는 너희가 좋아하는 거. 과자 부스러기, 사탕, 젤리, 초콜릿. 사람들이 먹다가 바닥에 흘린 것을 먹지.”
다시 평일이 돌아왔다. 어린이집 하원 후, 아들과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내 손을 잡고 함께 걸었다. 아이스크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아이스크림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짓다가 아들은
“엄마!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은 개미가 먹을 거야.”
점점 살아가기 각박한 사회 속에서 개미처럼 힘없고 약한 존재들을 감싸주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책 속에서 어릴 적 세희가 호준이에게 주었던 알사탕처럼 따스함이 번지는 사회 속에서 우리의 학생들과
나의 아이들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