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아이의 시점으로 보는 소소한 일상들의 기록
나는 8살, 초등학생이 되었다.
학교란 곳은 어떤 곳일까? 친구들은?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아침 일찍, 엄마가 내 엉덩이를 툭툭 친다. 일어나라고,
나는 이불속에 있는 것이 포근한 꿈을 꾸는 것 같다.
눈을 뜨기 싫지만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그냥 눈을 뜨고 화장실에 갔다.
‘왜 항상 자고 일어나면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걸까?’
동생, 엄마와 집에서 나왔다. 동생은 내가 다니는 학교 옆 유치원에 다닌다.
엄마는 아침에 새소리가 상쾌하다며 참새처럼 짹짹거렸다.
학교에 도착했다. 나는 우리 반 선생님이 너무 좋다.
화장실에 가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에게 휴지를 주지 않고
선생님이 직접 휴지를 들고 가서 친구와 같이 교실에 들어온다.
엄마는 그렇게까지 해주시는 선생님은 없을 거라고 했다.
나는 내 뒤에 앉아 있고 돌봄 교실도 같이 가는 친구와 친해졌다. 친구들이 생기니 학교 가는 게 재미있다.
주말이 되었다.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TV랑 유튜브를 실컷 볼 수 있으니 좋다.
엄마는 날씨가 좋다며, 집에만 있지 말고 놀이터에 가자고 했다. 나가기 싫은데...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며 나와 동생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엄마는 동생이 유치원에서 가져온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가지고 나왔다.
엄마와 나, 동생은 점프해서 로켓을 발사하는 풍선 같은 것에 쿵 하고 발을 닿게 했다.
로켓은 하늘로 날았다. 하늘로 날아가는 로켓을 보며 나의 마음도 붕 떠올랐다.
그렇게 놀다 보니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 현수(가짜이름)가 있었다.
학교에서는 별로 말도 많이 안 해봤는데, 놀이터에서 만나니 반가웠다.
나는 현수에게 로켓 발사를 해보라고 했다. 현수는 아~~주 높이 점프했다.
엄마는 현수의 로켓이 나무 위까지 맞혔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현수의 로켓은 나무 위까지 간 게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햇님까지 닿은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도 햇님처럼 얼굴이 빨개졌다.
현수는 나한테 같이 시소를 타자고 했다. 나는 시소를 타면서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현수는 동생 하고도 잘 놀아주고, 놀이터에 있는 애들하고도 잘 놀았다.
무엇보다 현수가 제일 맘에 드는 것은, 엄마도 없이 킥보드를 가지고 혼자 놀이터에 온 것이
멋져 보였다.
저녁쯤이 되자 엄마는 집에 가자고 했다. 나는 현수와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현수와 통화를 하면서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영상통화를 했다.
나는 햇님처럼 빨개진 얼굴을 하고 방에서 나왔다.
“너~머리는 왜 귀에 꽂았어?”
“현수가 나를 좋게 하려고.”
엄마가 큰 소리로 웃었다. 아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가 남자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귀에 꽂는 건, 끝! 이야.”
아빠는 내가 엄마를 닮아 ‘금사빠’라고 했다.
‘금사빠가 뭐지?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인가?’
아빠는 7살 때, 어린이집에 같이 다녔던 시후(가짜이름)는 어딨 냐고 물어봤다.
“나는 시후를 몰라.”
거짓말이다. 지금은 모르는 게 낫다. 나에겐 현수가 있으니까.
시후는 정말 귀여운 남자아이였다.
졸업하기 전 어린이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했다.
하늘반 선생님은 10년 후에 자신의 모습을 적어서 타임캡슐에 넣자고 했다.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모습을 상상하며 쪽지에 적었다.
친구들과 씻고, 이불을 펴고 잠이 들기 전, 시후는 울고 있었다.
“흑흑. 나는 10년 후면 죽을 거야. 흑흑”
10년 후면 18살인데 왜 죽는 거지? 시후는 100년 후를 생각했나?
그 귀여운 생각과 엉뚱함에 푸하하하. 엄마도 내 얘기를 듣고 크게 웃었다.
“엄마는 학교 다닐 때 좋아한 사람 없었어?”
“흠.... 엄마는, 7살 유치원 다닐 때 엄마를 좋아해 준 친구가 있었어.
그전에 살던 곳에서 이사를 와서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처음 만난 짝꿍이 있었어,
소풍 갔던 날. 선생님이 짝을 잃어버리지 않게 손을 꼭 잡으라고 했거든.
다른 애들은 짝하고 손도 안 잡고 그랬는데, 그 남자애는 엄마 손을 계속 잡아주었어.
놀이기구를 탈 때에 무서워하면 더 손을 꽉 잡아주고, 손에 땀이 날 때까지 계속 잡아줬어.
그 후에도 다른 남자애들이 엄마를 괴롭히면 그 남자애가 달려와서 괴롭히지 못하게 막아줬어.
엄마도 그 남자애가 좋았어.”
그 아저씨는 지금, 아내를 지켜주는 멋진 남편이자, 자상한 아빠가 되어 있겠지?
또다시 주말이 왔다. 일요일인데도 엄마는 일하러 나간다고 했다.
엄마는 중학생 오빠한테 국어를 가르치는데, 시험 기간이라며 일을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 오빠가 시험에서 백점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엄마, 그 오빠 백점 나오면 어떻게 할 거야?”
엄마는 “백점 나오면 춤춰야지,” 하면서 엄마는 어깨를 흔들었다.
까르르 웃음이 나왔다. 나는 일하러 가는 엄마를 꼭 안아주었다.
엄마는 금방 온다며 아빠와 동생하고 잘 있으라고 했다.
현수와 놀이터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아빠와 동생과 함께 놀이터로 갔다.
현수와 놀다 보니, 일을 마친 엄마가 놀이터로 왔다.
엄마가 집에 가자고 해서 집으로 갔다.
“너, 친구 만나서 반갑다고 그렇게 손을 덥석 덥석 잡으면 안 돼.
여자애면 모를까 남자애한테는 그러면 안돼!”
엄마는 아직 애들인데 뭐 어때?라고 말했다.
나는 아빠 말을 안 듣고 현수를 만나면 손을 잡을 것이다. 아빠 몰래. 큭큭.
이번 주말에 현수를 만나면 뭐 하고 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