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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원 Sep 23. 2023

네가 있어 내가 소중해

좋은 친구를 곁에 둔다는 것의 의미

33년을 살면서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좋은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다.


늘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살았다.


19살 대학생 때 처음 만난 4살 차이가 나는 언니는 나에게 보물 같은 존재다.


언니는 친구 같고, 언니 같고, 엄마 같고, 동생 같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언니는 여전히 든든하고 따뜻하다.



언니의 가장 큰 매력은 편안함이다.


편안함이 주는 따뜻함은 날 철부지 아이처럼 힘든 일을 맥락 없이 주저리 쏟아내게 만든다.


한참을 듣고 섣불리 판단하고 조언하지 않는다.


그저 다 쏟아낼 때까지 충분히 들어주었다.


결정적으로 내가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핵심을 꿰뚫고 한마디로 나의 마음을 녹이는 사람이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여전히 나에게 따뜻했다.


엄마에게도 부리지 않는 투정을 언니 앞에선 이게 힘들고 저게 힘들다며 술술 풀어놓게 된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탄식을 뱉으며 나의 마음을 달래준다.


그렇게 말하다 보면 언젠가 난 웃고 있고 언니는 그런 나를 대견하게 생각해 준다.



언니와 있었던 순간이 만든 온기가 날 감싸고 온기의 여운이 오래도록 머문다.


따뜻한 눈빛, 다정한 말씨, 존중하는 태도를 오롯이 느낀다.


언니한테 내가 소중한 존재로 대해지고 있음을 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대상이 된다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동력이 됐다.



가치롭게 존재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여겨질 때 빛을 낸다.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가치롭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롭다고 느끼려면 누군가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더 나아가 친구, 연인과의 관계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나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는 가치를 잃은 것이다.


더 이상 빛을 낼 수도 관계 속에서 나를 사랑할 수도 없다.


결국 좋은 친구가 주는 의미는 자존감을 높이고 나 자신을 가치롭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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