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의 일기.

아직도 인간이 덜 되었구나

by 또요

내 친구 중 하나는 그랬다.

4월이 싫다고.

묘하게 어두워지는 그의 눈빛을 보며 생각했다

왠지 나도 그런 것 같다고.


자신 있던 브런치의 글 쓰는 게 뜸해진 건 내 일상이 새로움으로 꽉 차있기 때문이었다

나를 위한 한 끼 정도는 정성스레 차리고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던 내가 이젠 하루에 한두 끼.

그것도 밖에서 사 먹거나

집에 있는 라면을 먹는 정도.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 바쁜 생활 모든 게 순조롭게 잘되어가고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자극적인 음식과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위장은 심각하게 망가져가고


잦은 장염으로 병원에 가니 정말 관리해야 한단다. 위험한 상태란다.


병원을 나오면서 생각이 드는 건

평소에 장난처럼 위장이 내 신체에서 가장 얇은 부분이라 말하고 웃었는데

그게 진짜 맞는 것 같아 이상하게 실소가 터졌다


그때부터 건강을 챙기려고 악착같이 즙과 영양제를 먹었다

인스턴트 음식보단 이게 낫지 하면서 견과류도 괜히 챙겨 먹어봤다



지금도 나와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효과 좀 봤냐고?

건강적으론 좀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행복한 한 끼 식사를 했을 때의 마음의 여유는 여전히 없다

더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졌으며 여전히 잠도 잘 못 자며 무언갈 항상 준비하고 있고

나는 선이 명확해진 프로그래밍된 로봇처럼 마음이 굳어가고 있었다


그걸 느끼게 된 건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 철저하게 이익을 따져가는 내 모습이

소름이 끼친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


새로운 걸 받아들이느라 내 안에 있는 '꽤 괜찮은' 무언가를 내다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나는 다시 나를 위한 요리를 할 거다


3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쁘고 낯선 내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겠지


그래서 4월은 더 내가 나를 단련시키는 달

쉽지않을달이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으! 진짜 힘들었던 시간이야 하겠지만

좀 더 '나'를 돌보련다


내가 나를 정성으로 볼 수 있을 때

그때 나도 누군가를 좀 더 따듯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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