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만남의 때에 먹어야 하는

새로운것들은 항상 마주하기 힘이든다

by 또요

다들 몸 괜찮으신가요?


저질체력인 필자는 오랜 시간 동안 골골대며

침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날이 너무 추워서 아픈 건가 싶었다가

생각해보니 이맘때쯤이 이별과 만남이 시작되는 때라

마음이 혼란스러움이 있다 보니 몸도 자연스럽게 아파지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별, 잘하셨나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시작보다 이별을 잘 해내는 게 너무나도 힘든 일 같습니다


필자의 이별을 생각해보면 입시결과에 충격받아 졸업식도 안 가고

약 2주간의 시간 동안 핸드폰을 보지도 않은 채

해녀가 되어 방콕 여행을 깊이 다녀온 게 기억납니다


마음의 상태가 괜찮아진 뒤 지인들에게 연락하니

모든 이들에게 걱정 섞인 엄청난 잔소리를 들으며 잘못했다 싹싹 빌던 게 생각이 납니다


근데 아직도 졸업장 받으러 학교 안 갔네요.

쩝.


만남, 잘하고 계신가요?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아 지금까지의 회사생활과는 다른 상황을 겪고 계시는 분도 계실 거고

개강 전 사람들 만날 준비를 한창 하고 계시는 분도 계시겠죠


저도 올해는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요

잘할 수 있을지, 혼자가 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며 지레 겁먹고 있습니다


이럴 때 먹어야 할 음식은 바로

속 든 든! 맘 든 든! 하게 만들어주는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 뱅쇼




오늘은 생각을 좀 하고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만들어 놔야 하는 건 바로 뱅쇼!


준비물은 집에 있는 와인(비싼 와인 아니어도 좋습니다), 설탕, 식용 구연산(청소용 구연산 X), 좋아하는 과일과, 시트러스류 과일(레몬, 자몽, 귤 등등), 통계피


생각보다 간단한 재료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니 시작해보겠습니다

사진구도 무엇



과일을 먼저 깨끗하게 씻어주겠습니다

베이킹소다나 세제로 빡빡 닦아줍니다



닦다 보면 정말 귀찮고 힘듭니다

나를 위해 누군가가 과일을 닦고 준비해줬던 손길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


빡빡빡 닦아주기


원래는 이렇게 닦고 뜨거운 물로 살짝 데쳐주고 또 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닦아줘야 하는데

제가 먹을 거라 괜찮습니다.

조금씩 농약을 섭취해줘야

그라목손을 마시게 되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 씻었으면 과일 손질을 해주겠습니다

최대한 얇게 잘라줍니다

각막보다 더 얇게 슬라이스~



레몬씨는 빼주겠습니다

같이 넣어지게 되면 쓴맛을 돋궈 주거든요

레몬씨: 이런 씨. 뭘 봐 씨.


왠지 레몬씨가 눈으로 욕하는 거 같지만 만남과 이별에 지쳤으니

이 정도 시선은 쿨하게 웃으며 넘겨줍니다

멘탈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사과도 얇게 슬라이스 해줍니다


고막보다 더 얇게 슬라이스~



재료 손질이 벌써 끝났습니다

와인을 마시고 싶은 양의 종이컵 2컵 정도 더해 냄비에 부어 줍니다


와인 콸콸콸


통계피 세 개 정도 투척!

통! 통! 통!


레몬 투척~!

레몬 레몬 레몬!



사과도 투척~!

손톱이 너무 길어서 시선 강탈하는데

내가 먹을 요리할 때는 몰라도 남이 먹을 요리할 때는 손톱 저렇게 길면 안 됩니다

싫어하는 사람한테 요리할 때는 손톱이 길어도 괜찮습니다.

사과 사과 사괏!



자 이제 설탕을 넣어주는데요

설탕은 많이 넣어야 맛있습니다

종이컵 3분의 2컵 이상은 기본으로 넣어줘야 합니다

안 그럼 너무 건강한 맛입니다



근데 집에 남아있는 설탕이 커피 두 잔 타면 끝날 양만 있네요


꼼꼼하지 않은 자에게 쉽게 되는 일이란 없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제 인생이 그 증거입니다


옆에 누워있는 카놀라유 넌 뭔데




구연산도 약간! 넣어줍니다

새콤한 맛을 살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취향껏 넣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시중에 파는 음료수틱한 맛과 함께 엄청나게 셔집니다


이제 재료를 다 넣었으니 중불로 올려놓고 끓게되면 약불로 20분 정도 끓여줍니다

알코올이 다 날아가고

와인탕에서 과일들이 좋은 영양소가 우러나게 해 주겠습니다




자 이제 뱅쇼의 불을 올려놨으니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aka 몬토샌) 만들어주겠습니다


재료는 식빵, 취향에 맞는 잼, 계란, 스팸(다른 햄 종류 대체 가능), 버터(식용유 대체 가능), 슬라이스 치즈 준비해줍니다




식빵이나 큰 빵 놔두면 끝에 묶어두는 끈이나 플라스틱 고정대 없애고

이렇게 묶어 놓는 사람 있지 않나요?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길래

항상 그렇게 고정끈을 없애는지

다른 사람이 먹을 때쯤에는

빵이 돌이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해두시는 분 있다면

꼭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흠 이번엔 똥머리를 만들어놨군



짜증은 잠시 접어두고 재료 손질을 해주겠습니다


스팸을 잘라줄 텐데 왜 슬라이스 햄이 아닌 스팸을 선택했나요? 하신다면


설날 지난 이맘때쯤 집에 쌓여있는 스팸이 어마 무시하기 때문이죠


저희 집만 그런 거 아니잖아요 그렇죠?

몬토샌은 오랜 시간 동안 익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얇게 잘라줍니다



A ㅏ.......


Aㅓ......

Aㅑ....


외유 내유인 사람이 보기보다 힘든 사람인 것처럼

겉도 속도 물렁한 스팸이 잘 자르기가 힘듭니다

분노 가득 손가락





개개인의 개성이 참 중요하죠

그걸 살려봤습니다

.......^^



식빵에 집에 있던 카야잼을 얇게 발라줍니다

사악... 사악.....

그위에 슬라이스 치즈 덮어주고

이쁜 스팸이 들도 잘 눕혀 줍니다

다른 한쪽면엔 집에 있던 땅콩잼을 발라줄게요

잘 바른 면은 덮어 줍니다

그위 하얀 면에 다시 땅콩잼을 발라줍니다

하얗고 구멍 송송나있는 너의 면을 내가 채워주겠어... 하아...

싹싺싹싹 발라주고서는

치즈와 햄을 포근하게 눕혀주는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국민 독자분들에게 하트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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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벌써 샌드위치 타워가 완성되었네요

집 근처 건물들도 이렇게 빨리 공사 완료되어서 편의시설 좀 많이 들어오면 좋으련만. 참 쉽지 않네요



자 이제 계란물을 입혀줄 차례입니다

계란 두 개를 잘 풀어줄게요

최선을 다해 계란 풀어주기



잘 풀어줬으면 계란물에 식빵을 적셔주겠습니다

오랫동안 묻히면 안 됩니다

살짝! 해주세요

안 그럼 빵이 풀어집니다

옆면도 골고루 묻혀주세요

잘 묻혔으면

팬 위에 버터나 기름칠해주시고요

약불로 올려줍니다

식빵을 올려준 뒤

잘 익혀지기 위해서 뚜껑을 덮어줍니다

그리고선 윗면에 계란물이 어느 정도 흡수되었을 때 뒤집어주면?





?

원래 살짝 탄게 맛있는 거 아시죠?

구이도 직화구이가 맛있잖아요

무슨 말하는지 이해하시죠?




다른 면과 옆면도 잘 익혀주시면

완성!

아슬아슬하게 safe!



그리고 예쁘게 잘라줍니다


음..

비주얼파 샌드위치



넷플릭스에서 Nailed It! 프로그램 아시나요

아마추어들이 프로가 만든 음식을 똑같이 만들려 하지만

음식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곤 하죠

하지만 그들은 실패작이라 하지 않고 당당하게

Nailed It! 외칩니다

저도 좀 그런 당당함을 닮아보겠습니다

NAILED IT!!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몬토샌)와 뱅쇼 한잔 같이 곁들이면

마음든든 속든든해지는

한 끼 완성입니다!


뱅쇼에서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비타민이 섭취되고

탄단지가 골고루 갖춰진 몬토샌(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는 너무 든든하고 왠지 모를 힘이 나서

누구에게나 말 걸 수 있는 인성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생기는 문제와 감정들은 익숙해지지 않는데

언제쯤 이 과정이 자연스러워질까

고민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제가 행동하는 것을 보시면서 아직도 깜짝깜짝 놀래시거든요

아마도 모두가 익숙해질 수 없는 문제일 겁니다


저 또한 익숙지 않지만

새롭게 찾아오고, 이별하는 모든 인연들을 즐기는 건 어떨까요


이젠 겨울을 보내줄 차례네요

안녕 롱 패딩과 함께 보냈던 날들이여.


봄아 다시 찾아온 걸 환영해

미세먼지 마스크와 함께 할게.


그럼 오늘의 한 끼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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