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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Jun 16. 2018

나는 왜 쓰는가?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는 방법, 글쓰기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글쓰기를 잊고 산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많은 것들에 우선순위가 조금 뒤로 밀렸을 뿐이라는 변명을 하고 싶다.


한참 글을 쓰지 않으니 나는 왜 쓰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왜 쓰지 않는가?

그러게.. 왜 나는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을까? 꽤나 바빴다. 일이. 그렇지만 일이 바쁘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글 한토막 적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너무 바빴다. 나를 돌아보고 나와 대화를 나눌 여유가 내겐 없었다. 극심한 불안과 걱정, 그리고 우울의 터널을 지나왔다. 아직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누군가가 나를 터널 밖으로 이끌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때론 밝은 라이트를 켠 차가 나를 터널 밖까지 데려다준 적도 있었다. 주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거나. 잠깐잠깐 마음이 나아지는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나는 다시 캄캄한 터널을 걷고 있었다. 이 터널은 오직 나 스스로만이 벗어날 수 있다.  

 

나는 왜 쓰는가?

내가 썼던 들을 돌이켜보니 내가 무슨 이유에서 글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오롯이 나를 위해서 글을 적었다. 때론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고,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고, 내가 던진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나는 글을 씀으로써 삶의 균형을 잡았다. 긍정 혹은 부정으로 치우치는 나를 잡아줬던 것은 글쓰기였고 나 자신이었다. 무너지는 나를 지탱해 준 것은 글쓰기였고 나 자신이었다.   


나는 잘 쓰고 싶어서 글을 쓰지 않았다. 다만 나는 잘 생각하기 위해서 글을 썼다. 글은 나와의 대화였고, 위로였고, 희망이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온기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주자주 글을 써보려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나와 비슷한 누군갈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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