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엉뚱한 생각이 창의력이 된다
대부분의 엄마, 아빠는 이 질문을 보는 순간 너무나 당연스럽게 머릿속에 "병아리는 노란색이지"라는 답이 떠오를 것입니다.
"병아리는 노란색"이라고 답하면서 아마도 머릿속에 이런 병아리의 모습을 떠올릴 것입니다.
혹은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병아리는 노란색이다"라고 생각하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질문합니다.
병아리는 무슨 색이야?
엄마 아빠는 너무도 당연하게 아이가 노란색이라고 답을 하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기대와는 달리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보라색", "빨간색", "초록색", "검은색"
이때 "병아리가 어떻게 검은색이야?! 병아리는 노란색이지"라고 답한다면, 절대 아이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길러줄 수 없습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정답이 있었는데, 너는 정답을 맞히지 못했어. 너는 틀렸어."라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순간들이 쌓여 아이는 정해진 답을 찾는데만 열중하는 창의력 없는 어른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아이에게 "병아리는 노란색이지"라고 100% 확신에 차서 대답하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이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병아리는 정말 노란색인가요?
대부분의 병아리는 노란색 일지 모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오골계의 병아리는 검은색이죠.
병아리가 모두 노란색인 것은 아닙니다. 외계에 살고 있는 병아리는 파란색일 수도 있죠.
무의미한 정답
얼마 전, 아이들이 참석할 수 있는 켈리그라피 쓰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명언이나 글귀가 적히니 켈리그라피 샘플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자신만의 켈리그라피를 쓰는 행사였습니다.
6~7살 정도의 어린 친구가 엄마손을 잡고 켈리그라피를 쓰러 왔습니다. 켈리 그라 피라 기보단 그림을 그리러 온 것에 가까웠습니다. 노란 병아리 그림과 함께 짧은 문구가 적힌 샘플을 골라 고사리 손으로 삐뚤삐뚤 글씨를 적는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병아리를 그릴 차례가 되자 초록색 붓을 들더니 초록색 병아리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이의 엄마가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제게 새로운 종이를 달라고 하셨습니다.
무심코 아이의 창의성이 자랄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놓쳐버리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병아리는 노란색이 아닐 수 있는데, 마치 정답처럼 보이는 '노란색'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병아리를 초록색으로 그렸느냐 말았느냐가 아니라 "왜 초록색으로 그렸느냐"입니다. 아이에게 그 답을 듣기 위해선 질문을 해야겠죠?
그럼 어떤 답이든 아이가 생각을 말할 것입니다.
외계에서 온 병아리라거나, 지금 병아리가 아프다거나, 엄마 닭이 초록색이라거나, 초록색 물감을 갖고 놀았다거나 하는 것들을 말이죠.
질문에 답함으로써 아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병아리는 노란색이고 너는 초록색으로 그렸으니 틀렸어'라고 부모가 말해버린다면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은 길러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방해하는 행위에 불과합니다.
아이의 엉뚱한 생각을 창의성으로 바꾸기
대부분의 병아리가 노란색이라는 것은 아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병아리를 초록색으로 그렸을 때는 '노란색'이라는 답을 알려줄 것이 아니라 생각을 키워줄 수 있는 질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라고 물어봐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세요. 아이가 생각을 말하면 그 생각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다른 질문을 추가적으로 해주세요.
가령 아이가 초록색 병아리가 우주에서 왔다고 답한다면, "우주에 사는 병아리들은 다 초록색이야? 왜 그런 거야?"하고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우주'라는 주제를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과 관련된 새로운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릴 것입니다.
이런 작은 생각들이 모이고 여러 모습으로 합쳐지면서 창의성이 커지게 됩니다.
아이의 엉뚱한 생각은 창의성의 다른 모습입니다. 이 둘을 이어 줄 수 있는 것은 질문입니다. 아이에게 많이 질문해주세요. 답을 알려주려 하지 마시고 많이 물어봐주시고, 답 이상의 것을 생각하게 해 주세요.
학교에서 창의력 수업을 듣거나 학원을 다닌다고 창의성이 길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대화하는 매 순간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 창의성입니다.
우리 아이를 창의적인 사람으로 기르기 위한 첫걸음, 다양한 질문입니다. 지금부터 그 첫걸음을 떼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