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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Jan 30. 2016

이미테이션 게임

#우린 매일 피의 미분을 계산했다. 몇 명을 살리고 몇 명을 죽일지.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독: 모튼 틸덤 주연: 베네딕트 컴버배치(앨런 튜링역), 키이라 나이틀리(조안 클라크역)

<셜록>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사진 참조)와

<비긴 어게인>의 여주인공으로 열연한 키이라 나이틀리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매 순간 3명이 죽어가는 사상 최악의 전쟁, 2차 세계대전.  24시간마다 바뀌는 해독 불가 암호 암호 '에니그마'로 인해 연합군이 독일 군에게 밀리자 연합군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암호 해독팀을 가동하게 된다.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암호 해독을 위한 특별한 기계 '크리스토퍼'를 발명하지만  24시간마다 바뀌는 완벽한 암호 체계 때문에 수없이 좌절한다. 2년간의 노력 끝에 앨런과 팀원들은 결국 암호를 해독해 내고 철저히 통계학에 의존한 군사작전을 지원하고 결국 연합군에게 승리를 안긴다.


피로 물든 계산
앨런 튜링 친필노트

'앨런'과 그의 팀원들은 '에니그마'를 풀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독일군이 에니그마의 암호가 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들은 암호체계를 바꿔버릴 것이고 2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었다. '앨런'은 그런 말을 한다. " 누군가에게 거짓말하기 가장 어려울 때는 상대가 그 거짓말을 듣게 되리란 걸 예측하고 있을 때다" 그래서 그들은 팀원 중 한 사람인 '피터'의 형이 타고 있는 수송선이 독일군의 공격을 받을 것있임을 알고도 구하지 못한다. 그들의 목표는 한 척의 수송선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었다. '앨런'과 팀원들은 독일군의 의심을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위해 피로 물든 미분을 계속했다. 그들은 매일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결정했으며 연합군의 승리를 도왔다.

앨런 튜링: "우리가 제공한 정보가 없었다면 연합군의 승리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사람들은 전쟁을 흔히 두 세력 간의 대립이라 부르죠.
문명 간의, 자유주의대 폭정, 민주주의대 나치즘

수백만 군인들이 전장에 피를 바쳤고
수많은 배들이 바닷속에 가라앉았어요.
비행기들이 하늘을 날아 포탄을 뿌려댔죠,
태양조차 가릴 정도로 무수히 많은 포탄을...

우리에게 있어서 전쟁은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우리에게 있어서는...
전쟁은 그저 6명의 십자 낱말 애호가들이
영국 남부의 작은 마을에 모여서 퍼즐을 푸는 것이었어요."


내가 신이었을까?

"네가 도대체 뭔데? 넌 신이 아니야. 누가 죽고 누가 살지를 결정할 수 없다고" 형을 잃게 된 '피터'가 '앨런'에게 한 대사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대사이기도 하다. 나는 이들의 계산을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의 수학이라 생각한다. 수학적 계산에 의존한 통계학으로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람의 운명을 다른 사람이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고, 누군가의 계산에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뜻도 된다. 전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인간의 목숨을 수학 계산으로 정할 수 있을까? 전쟁은 분명히 그 목적을 갖는다. 도대체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목숨이 수학 계산으로 결정될 수 있을까? 무슨 목적을 위해서 인간의 목숨이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인간 존재의 본질은 생명이다. 그런 생명을 결정하는 수학 계산은 내게는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신이었을까요? 아니요, 신이 전쟁을 이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긴 것입니다.

그럼 나는 뭐죠? 기계입니까? 인간입니까? 전쟁영웅입니까? 범죄자입니까?"

자신이 존재를 물어보는 '앨런 튜링'의 질문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나로서는 그를 판단 수 없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 상상도 할 수 없다. 다만 나 역시도 그가 신이 아니었음만을 확신한다. 그는 영원히 살지도 슬픔과 외로움에서 벗어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앨런'은 수천만명의 목숨을 살렸지만 그의 계산으로 다른 많은 이들은 목숨을 잃었다. 신도 할 수 없는 일을 그는 수학 계산을 통해서 했다. 오직 미분을 통해서 말이다. 또한 그는 컴퓨터라는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기계를 최초로 연구한 사람이다. 어느 누구도 21세기에 인간이 손 안에 들린 작은 컴퓨터로 세상을 움직일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그는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그의 손으로 만들어냈다. 그래서        .

외로운 천재, 앨런 튜링

앨런 매티슨 튜링(Alan Mathison Turing, OBE, FRS, 1912년 6월 23일 ~ 1954년 6월 7일)은 영국의 수학자, 암호학자, 논리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의 선구적 인물이다. 알고리즘과 계산(computation) 개념을 튜링 기계라는 추상 모델을 통해 형식화함으로써 컴퓨터 과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론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에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1945년 그가 고안한 튜링 머신은 초보적 형태의 컴퓨터로, 복잡한 계산과 논리 문제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튜링은 1952년 당시에는 범죄로 취급되던 동성애 혐의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감옥에 가는 대신 화학적 거세를 받아야 했던 그는, 2년 뒤 그는 41살의 나이로 청산가리를 넣은 사과를 먹고 자살했다. 사후 59년 만인 2013년 12월 2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크리스 그레일링 법무부 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튜링의 동성애 죄를 사면하였다. 이어서 무죄 판결을 받고 복권되었다.


어린 시절 '앨런'   .      '퍼 모컴'이었. ''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   '' 로했.  비밀    았으나 '크리스토퍼'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준 '크리스토퍼'의 죽음은 '앨런'에게는 큰 상처였을 것이고 오랜 시간 트라우마로 남았다. '앨런'은 오랜 시간 '크리스토퍼'를 생각했고 튜링 머신을 개발했을 때에도 그 이름을 '크리스토퍼'라고 지었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트라우마가 그의 동성애적 성향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나는 '앨런'이 동성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곁에 있어줄 제2 제3의 다른 '크리스토퍼'를 만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말에 의도를 심어 두고 남들이 알아차려주길 바라지..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할 때면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절대 맞힐 않잖아. 말하는 사람은 원래 뜻과는 다른 걸 말하고 듣는 사람은 무슨 뜻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알아내야 하잖아.

난 성공한 적이 없어.

'앨런'이 크리스토퍼에게 한 말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그의 사회성이 얼마나 결여되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외로운 천재, '앨런 튜링'이 왜 '크리스토퍼'를 그렇게도 좋아했는지도 말이다. 만약 그가 외로움을 견뎌내고 4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보다 더 먼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론 진실을 눈앞에 두고도 그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앨런 튜링은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했고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은 컴퓨터를 최초로 연구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의 진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는 연합군이 어떻게, 왜 전쟁에서 이겼는지 알지 못했다. 지금도 전쟁의 결과를 바꿀 만큼의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모르른 사이에 우리의 목숨이 수학적 계산으로 결정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두렵기까지 하다. 두렵든 무섭든 그런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은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진실이다.


'조안'의 대사처럼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되었다. 바로 '앨런 튜링'이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을 바꾼 고독한 천재 '앨런 튜링'의 이야기를 담은 "이미테이션 게임"을 추천한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95%A8%EB%9F%B0_%ED%8A%9C%EB%A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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