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올리는 중

가라앉지 않기 위해

by 이백


과거를 다시 보기 시작했을 때
나는 며칠을 울었다.

조금 운 게 아니라
감정을 붙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새벽이 길었고
잠은 얕았다.
눈을 뜨면
다시 그 생각이 올라왔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괜찮았던 게 아니라
덮어두고 살았다는 걸.

기억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냥 가라앉아 있었을 뿐.


나는 그걸
하나씩 위로 올려보기로 했다.

없던 일처럼 두지 않고,
정리되지 않아도
설명되지 않아도
그냥 있었던 일로 남기기로 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건 기록이라기보다
내가 가라앉지 않겠다는 표시다.

나는 과거를 파헤치는 중이 아니라
빠지지 않으려고
위로 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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