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유학생이 여름을 보내는 방법
학생이어서 제일 좋은 점은 방학이 있다는 점 아닐까
학교를 다니다가 취업을 한 이후에 가장 아쉬웠던 점이 방학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디를 놀러 가고 싶어도 길어야 일주일 조금 넘는 여름휴가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여행을 가더라도 한국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사실 여행보다는 방학이 있어서 제일 좋았던 것은 완전히 의무에서 벗어나서 재충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학생으로 다시금 돌아온 지금, 처음 맞게 되는 방학은 무척이나 설레었다.
스웨덴은 학사일정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가을 학기를 기준으로 일 년이 시작된다는 점이 있고 그에 따라서 긴 여름방학과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는 겨울방학이 있다. 그래서 여름방학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서 스웨덴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름을 어떻게 보내냐가 하나의 큰 이슈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여름방학을 어떻게 지낼까 고민을 하다가 인턴도 몇 군데 지원해보고, 떨어지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전 포스팅에서 Motala와 Vadstena를 갔다 온 것을 포함하여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을 갔다 왔는데, 이번 포스팅은 스톡홀름 여행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스웨덴의 수도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리지만, 막상 스웨덴 사람들에게는 여행지라기보다 일자리가 많은 도시라고 생각되는 스톡홀름. (눈 뜨고 코 베이는 서울 같은 느낌?) 아마 린셰핑에 있으면서도 많이 방문하게 될 스톡홀름을 한번 둘러보도록 하자.
린셰핑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보통 한국에서 올 때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오게 되므로 그 역으로 스톡홀름 가는 길이 그지 낯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J 기차를 타고 린셰핑 중앙역에서 스톡홀름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면 된다. 시간은 기차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약 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아주 간단하죠?
한 가지 팁이 있다면, 티켓을 예매할 때 미리 예매하지 말고 가는 날 24시간 전에 티켓을 예매하도록 하자. 학생의 경우 Last minute ticket으로 저렴하게 예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간 때와 기차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보통 133 kr ~ 260kr 정도로 예매가 가능하다. 물론 Last minute ticket이 아니더라도 시간대에 따라서 저렴하게 나오는 티켓도 있으니 예약 사이트를 잘 찾아보도록 하자.
나 같은 경우 SJ 홈페이지나 SJ 어플을 사용해서 티켓을 예매한다. (사실 어플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론 어플만 쓴다.) 특히, 어플을 사용할 경우 굳이 티켓을 인쇄하거나 역에서 발권할 필요 없이 어플에서 티켓을 바로 보여줄 수 있어서 간편하다.
SJ 홈페이지 : https://www.sj.se/
SJ 어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se.sj.android&hl=sv
도착하자마자 내가 한 일은 교통편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사실 스톡홀름 도시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걸어서 웬만한 여행지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나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교통편을 먼저 알아보게 되었다.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 스톡홀름 시티 패스를 구입하거나 SL 카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전자는 가격이 비싼 대신 각종 여행지,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후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통카드이다. 교통카드를 구입했을 때에는 여행하는 기간에 따라서 24-hour, 72-hour, 혹은 7 day 권을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냥 돈만 충전해서 사용할 때마다 차감되는 방식으로 사용도 가능하다. 교통카드의 경우 스웨덴의 편의점에 해당하는 pressbyrån 어느 곳에서나 구매과 충전이 가능하다. 이 SL카드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스톡홀름 안에서 운행하는 페리들도 탈 수 있다는 점인데, 날씨가 좋은 경우 패리만 타고 다녀도 경치가 좋아서 따로 여행을 안 해도 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나 같은 경우는 7-day를 충전하여 버스, 지하철을 마음 놓고 타고 다녔다. 사실 이건 여행 스타일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시티 패스를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돈을 아낀다는 생각보다는 일단 시티패스를 구입하면 본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에 조금 더 열정적인 여행이 되기 때문이다. 나 같이 밖에 돌아다니는 것보다 숙소에서 쉬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사실 그러면 아예 여행을 하지 말아야지...)
내가 스톡홀름 여행을 기획하면서 가장 가고 싶었던 여행지 중 하나인 스칸셴 (Skansen). 이 곳은 스웨덴 민속촌 급의 해당하는 곳으로 각종 옛날의 스웨덴 전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안에는 아쿠아리움도 있고, 동물들도 볼 수 있어서 여행 일정이 여유롭다면 이 곳에서 하루 종일 있어도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입장료는 가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만 대략 100~150 sek 정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아쿠아리움은 입장료가 별도이며 콤비네이션 티켓으로 메인 입장료와 아쿠아리움 입장료를 함께 포함한 티켓도 입구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나는 동물원을 워낙 좋아해서 사진첩을 확인하니 온통 동물 사진만 남아있었다. 하하하... 스칸센이 있는 지역 근처에는 스웨덴의 놀이공원 Grönalund, ABBA 박물관 등 각종 관광지가 있으니 스칸센을 방문한 뒤에 같이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스톡홀름 당일 여행을 한다거나 짧은 기간을 여행한다고 하면 추천하는 명소인 감라스탄. 감라스탄은 기본적으로 Old city라는 뜻으로 스톡홀름의 옛 건물들을 보존해 놓은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안에는 각종 기념품 샵과 식당, 카페, 술집들이 즐비하고 내가 소개하는 왕궁과 노벨 박물관도 감라스탄에 위치하고 있다.
왕궁은 입장료가 있어서 딱히 들어가 보진 않았고, 주변에서 둘러보기만 했다. 사실 왕궁보다는 정오에 시작하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갔었는데, 근위병 교대식은 그냥 교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악대가 공연도 하므로 아주 멋진 볼거리이다. 시간이 맞는다면 꼭 방문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노벨 박물관은 노벨상의 나라 스웨덴 답게 한 번쯤 들려주는 게 예의 아닐까 싶어서 들린 곳이다. 사실 아는 노벨상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밖에 없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어딘가 싶어서 찾아가 보았다. 노벨 박물관은 평소에 입장료를 받지만 화요일 오후 5시 이후에는 입장료가 무료이다. 이 시간을 이용해서 꼭 방문해보도록 하자.
(입장료 정보는 나중에 바뀔 수도 있으니 가기 전에 꼭 다시 확인하자.)
스톡홀름 여행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사실 각종 여행지보다는 그냥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인 것 같다. 나는 바다, 강을 좋아하고 예쁜 경치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스톡홀름 여행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추가로 날씨운도 따라줘서 여행하는 내내 멋진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유럽 여행 계획이 있다면 스웨덴 스톡홀름을 꼭 들려서 인생 샷을 건져가도록 해보자!
내 브런치가 여행기를 주로 쓰는 글이 아니어서 다른 블로그처럼 여행지에 대한 정보나 숙소, 식당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적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쓰려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꼭 얘기하고 싶던 것만 추려서 적어 보았다.
스톡홀름은 한국 사람들에게 파리나 베를린 같은 다른 유럽 도시만큼 게 유명한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스웨덴은 여름에 오면 멋진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 여름에 긴팔 입고 다니는 저 사진들을 보라.)
여름 방학에 있던 일은 다음에 또 한 번 적어보도록 하겠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여행을 더 하기도 하였는데, 시간이 나면 그와 관련된 여행기도 써볼까 하고, 사실 여름에 여행만 한 게 아니라 불가피하게 공부도 하게 되어서 여름에 공부한 일도 적어볼까 생각하고 있다.
아무튼 그건 나중에 생각날 때 써보도록 하고, 다음 글은 린셰핑 근교 여행 2탄으로 동물원 겸 유원지 Kolmården을 갔다 온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럼 예고 느낌으로 사진 한 장을 투척하며
Hej då~~